영국 여행이 계획되다
사실 이번 영국 여행은 나름 오래전부터 계획된 것입니다.
지오가 영국에서 졸업하고 결혼하고 등등을 하는 동안
지오 아빠 회사를 바꾸고 코로나가 터지고 등등해서 좀처럼 영국에 놀러갈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올 해 겨우 기회를 찾아서 본격적으로 영국 여행 계획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여행을 마음 먹고 우선 1월에 항공권을 예약했습니다.
지오 아빠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그 간 쌓아둔 마일리지를 이용해서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를 시도하였으나….
이미 꽉 차있네요 -_-;;;;
도대체 당신들은 언제 예약을 한 겁니까. 아아-
네네 그러니까 런던행 비행기표는 미리미리 예약들을 하는 것이군요.
뭐 이렇게 호기롭게 미리미리 비행기표를 예약했지만 그 다음에는 특별히 여행준비를 하지 않았습니다.
네네, 영국에 사는 지오와 크세니아라는 두 로컬 가이드들이 있기 때문이죠. 후후-
대충 여기저기 보고싶다라고 말하자 크세니아가 이동계획도 잡고 호텔도 예약하고 등등을 합니다.
훗- 시댁을 모신다는 것이…. -_-;;;
지오 아빠와 엄마는 이런 이유로 특별한 여행 준비따윈 없이 자동차로 피크닉을 다닌다던가, 교회 바자회에서 전을 부친다던가, 광화문에서 라이언을 만난다던가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가온 출발
이런 식으로 빈둥(?)대다 보니 시간이 휙휙 지납니다.
결국 출발이 닥쳐서야 지오 아빠는 회사에 휴가를 내고, 팀원들에게 일들을 떠넘기는 대한민국 샐러리맨으로서의 준비를 착착 했고,
휘리릭 나가서 지오와 크세니아 그리고 고양이 줄 선물을 구입했습니다.
이번 여행은 나름 긴 여행인 관계로 트렁크 2개에다 옷가지와 세면도구들을 챙기고, 선물들 등등을 챙겼습니다.
그런데 막상 꾸리고 나니 의외로 짐이 별로 없네요.
네네 이번 여행 지오와 크세니아에게 의존하는 그런 여행이기 때문이죠.
음음. 다 챙긴 것 맞겠지?
인천공항으로
그러니까 여행 전날은 오월은 푸르구나 라는 어린이 날 연휴임에도 비가 죽죽 내리면서 바람도 장난이 아닙니다.
주일에 교회와 시장을 다니면서 비를 쫄딱 맞았다죠.
출발하는 당일 날 아침에 눈을 뜨니 다행히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우중충합니다.
카카오 택시를 불렀습니다 (언제나 공항버스들이 많이 다니게 될까요).
어헉-
택시기사 아저씨가 울 아파트에 계셨었는지 호출한지 1분만에 도착을 하십니다.
게다가 공항 가는 길까지 뻥뻥 뚫립니다.
덕분에 예상보다 훠얼씬 일찍 공항에 도착을 했고, 체크인도, 보안검색도 휘리릭 진행되었습니다.
면세점도 살짝 들렸음에도 불구하고 뭐랄까 탑승까지 시간이 엄청나게 남아버렸습니다.
결국 공항에서 빈둥댔죠.
14시간 30분의 비행이란
간만에 기나긴 비행입니다.
게다가 요사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덕분에 항로가 변경이 되면서 비행시간이 2시간 추가되었네요.
그러니까 뭐 이코노미석에서 14시간 30분의 비행은…. 예상하시는 대로 지겹습니다.
밥을 2번 먹고, 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보고, 만화책을 읽고, 다시 간식을 먹어도 아직 비행중입니다.
이번 여행에는 아시아나 항공을 이용했는데, 점심으로 쌈밥이 나왔습니다.
오오 지오 엄마가 먹는 모습을 보니 나름 맛있어 보입니다.
왠지 데리야키 치킨 볶음밥을 고른 지오 아빠가 밀려보이는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죠.
생각을 해보니 간만에 국적기를 타고 외국에를 가네요.
역시나 기내식도 입에 맞고 친절합니다.
네 뭐 그렇다고 시간이 짧지는 않았죠. 아아 엉덩이가 아파요.
지오/크세니아 그리고 김밥
이렇게 날아와서 간만에 런던 히스로 공항에 내렸더니 뭔가 그러니까 지오네가 여전에 살던 당시에 비해 공항이 깨끗하고 좋아 보입니다.
영국 친구들도 뭔가 발전이라는 것을 하는 것이겠죠.
자동 출입국 심사를 통과하고 (한국인으로 뿌듯하네요) 짐을 찾아서 밖으로 나오니 지오와 크세니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간만에 가족들이 모두 만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지오가 렌트한 차를 타고 우선 지오네 집 근처 호텔에 체크인을 했습니다.
이번 여행 첫 숙소는 Premier Inn 이라는 일종에 체인 호텔입니다.
5성급 호텔스러운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으나 예상되는 퀄리티와 적정한 가격이 장점이죠.
후다닥 호텔에 짐을 풀고 지오와 크세니아가 살고 있는 아파트로 갔습니다.
아파트에 도착을 해서 문을 열자 고양이인 김밥이 신기한 표정으로 맞아줍니다.
킁킁거리면서 냄새도 확인하고, 한국에서 가지고 간 고양이 간식도 주니 녀석도 친근감을 표시하네요.
그 동안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보니 나름 귀엽습니다. 성격도 좋은 녀석이고요.
그렇게 간만에 만난 가족들은 수다를 떨다가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영국의 첫날밤을 보냈습니다.
이제 여행이 시작되는 그런 느낌입니다.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시차 덕분에 아침 일찍 강제로 기상을 한 지오 아빠와 엄마는 호텔 1층에 있는 식당으로 아침을 먹으러 갔습니다.
역시나 외국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이 호텔의 아침은 전형적인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English Breakfast) 네네 영국식 아침입니다.
외국인을 위한 배려가 없는 작은 도시 호텔의 메뉴를 바라보면서 베이크드 빈스, 소시지, 영국식 베이컨, 블랙푸딩, 헤쉬브라운, 버섯, 스크램블드 에그를 한 접시에 담아주고, 빵과 함께 먹어주니… 진정 영국 같습니다.
간만에 기름기 넘치는 아침을 먹어주니 좋군요.
참고로 지오네는 평소에 아침을 먹지 않는지만 이런 식으로 남이 차려준다면 맛나게 먹는 그런 가족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