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날씨 예보가 오묘한 아침
아침에 일어났더니 해가 쨍쨍합니다.
‘오늘도 맑은 하루겠군’ 하면서 일기예보를 봤더니…
“아아 오늘은 강풍에 비도 온답니다”
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센 바람이 불면서 아침에 흐리고 점심엔 비오고 오후엔 맑은 그런 날인 것입니다.
아침엔 모닝 커피와 샌드위치
뭐 일기예보는 그렇지만 창가로 햇살이 한 가득합니다.
일단 커피를 끓였습니다.
네, 처음으로 챙겨간 여행용 전기주전자가 열심이 일을 하는군요.
그리고 왠지 놀러 오면 커피믹스가 맛있어지는 이유는 뭘까요?
참고로 호텔에서는 커피백 형태의 헤이즐 넛 원두 커피를 제공합니다만, 노란색 믹스가 더 맛있네요.
어제 호텔로 돌아올 때 편이점에서 구입한 샌드위치를 아침으로 먹어줬습니다.
물론 평소에는 이런 식의 아침을 즐기지는 않지만 네 뭐 여행은 일상을 벗어나는 것이니까요.
남대천 연어생태 공원
오늘 처음으로 찾은 곳은 남대천 하류에 있는 ‘남대천 연어 생태공원’이라는 곳입니다.
- 주소 : 강원 양양군 양양읍 조산리 86-7
이 곳에서는 뛰어 노는 연어떼를 구경하는 곳이라기 보다는 남대천가에 있는 갈대밭입니다.
덕분에 뭐랄까 소소한 마음으로 찾아갔었지만 의외로 괜찮은 곳이었습니다.
사진 찍기도 좋고, 세찬 바람에 흔들리는 마른 갈대 아래로 푸른 새싹들이 올라오는 모습이 멋진 곳이었습니다.
속초 아바이 마을
다음 목적지는 속초에 아바이 마을입니다.
차를 달려서 어제 점심을 먹은 물치항을 지나 속초로 향했습니다.
아바이 마을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지오 아빠와 살짝 관계가 있는 함경도분들이 만든 마을이네요.
아바이마을은 행정구역으로 속초시 청호동이다. 함경도 실향민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해서 아바이마을로 불린다. 아바이란 함경도 사투리로 보통 나이 많은 남성을 뜻한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피난 내려온 함경도 실향민들이 집단으로 정착한 마을이다. 한국전쟁 중 이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은 잠시 기다리면 고향에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이곳 모래사장에 임시로 정착하면서 마을을 만들었다. 모래사장 땅이라 집을 짓기도 쉽지 않고 식수 확보도 어려운 곳이었다. 아바이마을 실향민들은 같은 고향 출신사람들끼리 모여 살면서 신포마을, 정평마을, 홍원마을, 단천마을, 앵고치마을, 짜고치마을, 신창마을, 이원마을 등 집단촌을 이뤘다. |
아바이 마을로 가는 길에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비가 후두둑 내리기 시작합니다.
결국 마을 주차장에 차를 세웠을 때에는 비가 꽤 굵어져서 차속에서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죠.
오징어 순대와 아바이 순대
조금 있자 비가 조금 줄어드는 것 같아서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아바이 마을은 작은 골목에 대부분의 집들이 비슷하게 순대와 순대국 등등 함경도식 음식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두리번 거리다가 한 집에서 모듬 순대와 순대국을 시켜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나름 맛있어서 신나게 점심을 먹는 동안 비가 그치네요.
아바이 마을 돌아다니기
식당에서 나오자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이 하늘이 맑습니다.
네네 오늘 날씨는 정말 변화무쌍했습니다.
갯배를 타보려고 슬슬 걸어갔으나….
오늘은 바람 때문에 너울성 파도가 있어서 운항을 하지 않는군요.
발걸음을 돌려서 아바이 마을을 연결하는 설악대교를 걸어서 반대편으로 건너갔습니다.
엘리베이터로 다리 위로 올라가서 걸어갈 수 있네요.
다만 오늘 강풍이 불어대서 정신이 없었답니다.
지오 엄마는 챙겨간 윈드브레이커의 효과를 톡톡히 봤답니다.
건너편을 구경하고는 다시 차를 주차한 쪽으로 건너와서 커피를 한 잔 했습니다.
‘커피 체리’라는 카페였는데, 커피도 진하고 향기롭고 나름 괜찮은 집이었습니다.
- 주소 : 강원 속초시 청호동 550-4
남애항
커피를 마신 후 속초 아바이 마을을 떠나서 해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의 두번째 목적지는 양양 8경 중에 하나인 남애항입니다.
네네, 솔직히 남애항에 가서야 양양 8경이 있다는 사실과 그 중 하나가 남애항이라는 사실을 알았죠 -_-;;;;
남애항은 그리 규모가 큰 항구는 아니지만 뭐랄까 다른 동해안에 해안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일단 도착해서 전망대를 구경하고, 마을 입구쪽으로 이동해서 백사장을 거닐었습니다.
뭐 이렇게 쓰면 별 것 아닌데, 오늘은 바람과 함께하는 그런 하루였죠.
백사장에서 바람에 날린 모래에 따끔거림을 느끼고 머리카락 한 가득 모래를 머금었답니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멋진 곳이었습니다.
하조대
남애항을 떠나서 해안도로를 따라 양양을 향해 북쪽으로 가다보면 하조대가 나옵니다.
하조대는 역시나 양양8경 중에 하나로, 조선의 개국공신이었던 하륜과 조준이 휴양하였다고 하조대라고 명명되었다고 합니다.
으음…. 넘 단순한 이유였군요.
암튼 하조대는 소나무들에 둘러싸여 있는데, 아- 소나무와 어울린 경치가 너무 멋집니다.
앞쪽에 주차장이 작아서 복작복작거리기는 하지만 하조대에 앉아서 소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을 느끼는 것은 참 좋은 경험입니다.
하조대에 온 김에 바로 옆에 있는 기사문등대도 방문했습니다.
하얀색의 기사문등대에서 바람이 가득한 바다를 바라다봤습니다.
이른 귀환
그러니까 핑계를 대자면, 하루 종일 정말 강풍특보가 발표될 만큼 정신없는 바람이 계속되었고, 황사 경보까지 울려대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결국 이 모든 상황들을 핑계거리 삼아서 지오네는 이른 시간에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상황이었죠. 네네.
호텔방에 들어와 뒹굴거리니까 진정 휴가를 온 것 같습니다.
저녁도 게으름병이 날씨 핑계를 만나서 지하 편이점에서 대충 사다먹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답니다.
그렇죠, 내일도 일하지 않아도 되고 건강에는 좋지 않지만 맛난 인스턴트 먹어주고 티비를 보면서 빈둥대는데
창밖에는 바다가 보이는 이런 상황을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하는 것 같다는 그런 마음입니다.
이렇게 여행의 두번째 날이 느릿느릿 지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