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한국

[북한산 둘레길] 둘레길의 시작

지오네Blog 2020. 5. 5. 16:19



이 시리즈는 그러니까 운동이라든지 암튼 몸을 움직이는 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지오네가 어찌어찌하여 

북한산 주변을 낑낑거리면서 돌아다니게 된 이야기 입니다.

늘 언제나 처럼 거대하고 스펙타클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소소한 얘기들을 전달드리겠습니다.


이 포스팅은 둘레길이 시작된 연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집에 있다가 생각을 하나 하다


원래 지오네 집 식구들을 그리 부지런한 편이 아닙니다. 


게다가 운동을 좋아라 하고 뭐 그런 타입은 전/혀/ 아니죠.


그러니까 만약 올 해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일이 없었다면 

주말에 차를 몰고 여기저기 다니는 그런 예상 가능한 일들만 벌어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난생 처음으로 경험하는 강제 방콕의 상황과 

지오아빠가 평생 처음으로 경험하는 두 달간의 재택근무 상황이 지속되자 

뭐랄까 창밖의 자연 게다가 봄을 맞이한 자연이 그리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국가의 정책에 위배되는 그런 행위를 할 사람들은 아니기에 

(네네, 상당 기간동안 나라의 돈을 받았던 경험이 -_-;;;) 

별 반항(?)없이 집에서 뒹굴 거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마음이 트래킹을 하자는 생각으로 바뀌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지오네 집의 위치


방콕만 하던 어느날 주말에 대형마트에 가기는 그렇고 해서 동네 수퍼에서 간단하게 필요한 물건만 사려고 집을 나섰습니다.

나온 김에 동네를 산책하고 있는데 왠 울긋불긋한 옷을 떨쳐 입은 사람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얼큰하게 취해서 동네 골목을 시끄럽게 지나는 것을 봤습니다.

그리고 보니 우리 집이 등산로 근처였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당시 지오 엄마는 “아아 등산은 내 일이 아니야” 라는 생각을 했고,

지오 아빠는 “아아 난 돈을 받지 않는 등산따윈 하지 않아”라는 생각을 했죠.


네네, 이 가족에게 있어서는 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집이 북한산에 상당히 가까이 있었다는 당연한 사실 하나를 알게 됩니다.





트래킹을 결정하다


그렇게 우리집이 등산로에 인접해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헥헥 거리면서 높은 곳을 오르기 싫어하는 가족 특성상 북한산에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지오네는 등전위면(네네 평지. 지오아빠는 이과 -_-a)을 따라서 이동하는 도심 걷기를 좋아합니다.


그러다가 연휴의 어느 날 회사 이메일을 검사하고 난 지오아빠가 인터넷을 뒤지다가 

소위 ‘북한산 둘레길’ 이라는 것을 찾아냅니다.



그러니까 북한산을 오르지 않고 (이게 크죠) 주변을 트랙킹하는 그런 길을 

아마도 지오네가 외국에 사는 동안 서울시에서 만든 것 같았습니다. 

으음. 훌륭한 일도 가끔 하는군요.


왠지 이 정도라면 지오네의 게으름도 극복이 되면서 

동시에 살도 빠지면서 건강도 유지될 것 같은 (응?)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잽싸게 관련 홈페이지에 가서 자료도 뒤적거리고 리플렛도 다운 받았습니다.





둘레길 구간들을 살펴보니


지도를 살펴봤더니 우리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구간인 8구간이 보입니다.

트래킹 경험이 없는 관계로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출발지가 있고, 트래킹을 마치고서 바로 집으로 올 수 있군요. 


이런 마음이 든 지오아빠는 바로 지오 엄마를 꼬셨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Shopping!!!


물론 20대라면 “그래? 산에 한 번 갈까나?” 하면서 청바지에 운동화 신고서 설렁설렁 산을 올랐었겠지만 

이제 그런 나이는 아닌 관계로 T_T 이런저런 사전 준비가 필요한 것입니다.


일단 집에 있는 장비를 살펴봤더니 예전에 지오아빠 이라크에서 (돈 받으며) 산 탈 때 쓰던 바지와 신발만 달랑 있네요.


배낭도 없고 지오 엄마도 신발 이외에는 아에 암 것도 없습니다. 



결국 아직도 실제로 산에 오를 것이라는 100% 신뢰가 없는 트래킹을 위해서 일단 쇼핑에 나섰습니다.

평소에 ‘아니 울 나라는 산밖에 없나 왜 저렇게 길거리에 등산복이 많은 거야?’ 라고 생각을 했지만 

막상 구입을 하려니 마음에 드는 녀석을 구하기가 힘이듭니다.
결국 세 군데를 뒤진끝에 배낭, 바지, 얇은 겉옷, 티셔츠 등을 구했습니다. 


아아 쇼핑만 했는데 벌써 지치는군요 -_-;;;

과연 이 가족은 조만간 트래킹을 나가게 될까요?


그나저나 그 날 저녁은 시장에서 포장해온 부대찌개였는데, 나름 맛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