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주말을 맞이하다
이번 주에도 금요일 저녁이 찾아왔습니다.
미국은 추수감사절이네 블랙프라이데이네 하면서 나름 큰 명절을 보내고 있겠지만
지오네는 뭐 평범한 가족들의 그것 처럼 금요일 저녁을 맞이해서 마음도 조금 풀고 느긋하게 저녁도 먹고 피자에 와인도 먹고 하면서 주말을 시작했답니다.
요사이 날씨가 추워져서 거의 10여년 만에 난방이란 것을 틀어보니 (네네, 두바이나 베트남이나 난방하고는 관계가 없는 곳들이었죠) 나름 훈훈하고 좋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하늘이 흐릿합니다.
인터넷을 보니 서울에는 첫 눈이 내렸다고 난리입니다.
그/러/나/
지오네가 사는 따뜻한 남쪽에서는 눈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네요.
일단은 경주로 가자
커피를 내려서 한 잔 하고는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카메라와 보온병과 우산을 챙겨서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지오네 옆 마을인 경주엑스포공원이었습니다.
보문 관광단지 인근에 있는 공원인데 몇 번이나 다녀온 경주였지만 이쪽은 가본 적이 없어서 한 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네네, 경주는 뭐 그리 큰 마음을 먹지 않아도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차에 시동을 걸고 내비의 말을 따라서 경주로 차를 몰았습니다.
원래는 서문주차장에 차를 대고 돌아다닐 생각이었는데, 왠 골프대회가 있는지 동문주차장으로 차를 보냅니다.
덕분에 거대한 버스 주차장에 차를 댔습니다.
경주타워
오늘 방문한 경주문화엑스포공원은 1998년 경주 세계 문화 엑스포가 열린 곳입니다.
그 이후 2~3년 간격으로 문화 엑스포를 열고 있다고 하네요.
덕분에 이런저런 시설이 있습니다만 대부분 애들용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차를 대고 슥슥 걸어서 경주문화엑스포 공원에서 먼저 찾아간 곳은 바로 경주타워였습니다.
이 곳은 2007년에 만들어진 곳으로 황룡사 9층 목탑을 음각으로 파낸 것 같은 건물입니다.
뭐 실용성이야 없겠지만 나름 멋진 모양입니다.
경주타워 전망대와 전시실
1층에 도착해서 입장권 (3,000원)을 구입해서 먼저 전망대로 올라갔습니다.
올라가서 보면 보문관광단지와 멀리 경주가 멋진 풍광을 만들어 냅니다.
카페가 하나 있는데 커피도 저렴하고 (2,000원) , 머핀, 프레츨 등등을 판매합니다.
추운 날이어서 따뜻한 커피와 데워진 머핀으로 풍경도 보고 몸도 녹이고 했습니다.
전망대에서 한 층 걸어내려오면 전시실이 있습니다.
예전 경주의 모습을 모형으로 재현했는데 멋집니다.
그리고 일부 유물들의 복제품들이 있고, 불국사를 VR로 제작한 곳도있고... .... ... 네, 이게 전부입니다.
뭐랄까 너무 좋은 공간인데 전시물들이 좀 더 짜임새 있었으면 합니다.
그러니까 전망대와 작은 전시실이 전부입니다.
기념품도 거의 없고 말이죠. 그래도 한 번 올라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솔거 미술관
경주타워에서 나와 조금 걸어가면 경주솔거미술관이 나옵니다.
- 홈페이지 : www.gjsam.or.kr
- 입장료 : 1,000원
이 곳은 2015년에 문을 연 곳으로 한국화가인 박대성 화백이 작품을 기증하면서 만들어진 경주 최초의 공립미술관이라고 합니다.
박대성 화백의 수묵화들과 요즈음 특별전시인 영호남 수묵화가들의 합동 전시들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미술작품들도 괜찮지만 무엇보다 건물 자체가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크지 않은 공간을 잘 구분했고 곳곳에 중정과 창들을 배치해서 넘 마음에 드는 건물이었습니다.
다만 이 곳도 그리 규모가 크지 않은 곳으로 쉽게 돌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오네가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념품 가게가 별로군요.
홈플러스로 직행
추운 날이었습니다.
게다가 경주는 지오네가 사는 곳보다 몇 도 정도 더 낮은 온도를 보여주네요.
코끝에 쌩-한 기운을 느끼면서 다른 곳 관광을 할까 했던 마음을 접고
추위에 떤 지오 엄마의 난방장비(?)들을 구입하기 위해 지오네 동네 홈플러스로 직행을 했습니다.
도착해서 뜨끈한 국물로 점심을 해결하고 몇몇가지들을 구입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따뜻하게 난방을 틀고 일단 빈둥거렸죠.
저녁은 베트남 스타일
집에서 빈둥대다가 슬슬 걸어서 젊음의 거리로 나왔습니다.
일단 지오 아빠 비자 사진을 찍고 (네네, 주인 아저씨가 열라 잘난척을 하는 집이네요. 과연 잘 나올지 -_-;;;)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오늘 저녁은 지난 번에 봐두었던 베트남 음식점입니다.
자리에 앉아서 메뉴에서 사진과 불완전한 번역을 추측해서 반쎄오(Banh Xeo, 베트남식 부치개)와 껌씅(Com Suon, 베트남식 돼지갈비와 밥)을 시켰습니다.
주인 아줌마가 베트남분이시고, 요리사도 베트남 사람인 것 같아 나름 기대를 했으나....
아아, 아직 지오네는 베트남물이 덜 빠졌는지 뭐랄까 그저그랬습니다.
반세오는 빠삭하지 않았고, 껌승은 양념이 약합니다.
네네, 조금 더 분발해주세요.
Christmas is Coming in Town
저녁을 먹고 젊음의 거리를 걸어다니니 벌써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있습니다.
역시나 뭔가 작은 전구들이 길거리에 반짝거리는 모습을 보면 연말이 그리고 성탄절이 다가오는 느낌이 있네요.
지오네도 슬슬 성탄 장식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교회-사진관-KTX
어제 따지고 보면 별로 한 일도 없는데 왠지 피곤한 아침이었습니다.
일어나서 정신을 챙기고 교회엘 갔죠. 교회가 끝나고 바로 사진관에 가서 사진을 찾고 (보정을 엄청하셨네요 -_-;;;)
집으로 돌아와서 휘리릭 짐을 챙겨서 역까지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역에 도착해서 기차 안에서 먹을 저녁거리들을 구입하고 (지오 엄마는 김밥, 지오 아빠는 샌드위치를 샀답니다) 커피를 홀짝거리면서 기차를 기다렸습니다.
티비에서는 쇠오리들의 육아에 대해서 나오고 있었죠.
서울행 기차가 도착하고 자리를 잡고, 저녁을 우물거렸습니다.
왜 기차안에서 먹는 음식은 이리 맛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별로 배가 고프지 않다던 지오 엄마도 맛나게 먹네요.
저녁을 먹고 어둔 저녁을 달리는 기차에서 여행기도 적고, 12월 기차표도 예약하면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밤거리 산책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네네, 언제나 그 호텔입니다) 짐을 대충 정리하고 나서 쌀쌀한 밤거리로 산책을 나왔습니다.
일단 호텔에 오기 전에 지오 엄마는 난생 처음으로 롱패딩 하나를 득템합니다.
그리고 내일 건강검진이기 때문에 술은 물론이고 음식물도 하나 먹지 못하는 그런 상황에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점포들이 철수하고 있는 어두운 거리를 걸어다니는 것은 나름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어제 왔다는 첫 눈의 흔적도 볼 수 있었고,
밤이면 다른 색을 보이는 건물들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산책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서 물도 못 마시고 티비를 조금 보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지쳐버린 아침일과
이른 아침 그러니까 지오네 기준으로 보자면 거의 새벽에 일어나서 잽싸게 씻고 짐을 챙기고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건강검진 장소로 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엄청난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결국 예상보다 훨씬 오랫동안 건강검진을 해야 했습니다.
특히나 지오 아빠가 오래 걸렸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초음파가 밀어닥쳤으며, 치과에서 한참 동안 뇌를 울리는 위이잉- 소리를 들었어야 했답니다.
마지막이었던 치과를 나서자 몸에 힘이 하나도 없네요.
이런 이유로 점심은 인근에 있는 우동과 소바 전문점에서 간단히 했습니다.
네네, 맛집을 찾아다니기에는 정신적/육체적으로 소진되었답니다.
오뎅 우동, 따뜩한 소바, 유부초밥을 먹었는데 나름 맛있는 집이었습니다.
- 상호 : 동경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9길 28)
크리스마스 용품을 구입하다
점심을 먹고 버스를 타고 남대문 시장엘 갔습니다.
역시나 언제와도 북적거리른 곳입니다
오늘 남대문 시장에 온 이유는 아마도 이번 주말에 할 성탄장식을 위해서 몇몇 장식품들을 구입하기 위해서 입니다.
이 곳에서 약 20여년을 사용하고 한국 돌아오면서 버린 크리스마스 리스 대체품과 솔방울 등등을 구입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
성탄용품을 구매하니 막상 별로 할 일이 없네요.
호텔로 돌아와서 짐을 찾고, 기차표를 빠른 시간으로 앞당기고 서울역에서 집으로 가는 KTX에 몸을 실었습니다.
기차에 오르자 바로 지오 엄마는 취짐에 돌입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