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지오 엄마가 "화분의 흙을 갈아주자" 라고 말을 했지만 약간 심드렁했습니다.
이사를 오자 지난 번 집에서는 그리 왕성(?)하게 자라던 식물들이 맥을 못추는 것은 공기의 변화, 직접 맞는 에어컨, 너무나 많아진 태양 광량 등 뭔가 복잡 다단한 메카니즘에 결과물이라는 생각이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새 집은 베란다도 없는데, 흙갈이를 하고 도데체 남은 흙들은 어디에 둔단 말인가 등등의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착한 남편인 지오아빠는 결국 주말에 차를 몰고 아이케아에서 흙을 사고, 또 비어있는 화분들을 위해 새로운 식물들을 구입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화분들의 기존 흙을 털어내고, 새로운 흙으로 전부 갈아주는 노동도 했다지요.
솔직히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뭐, 하기는 하지만 별 변화는 없겠지'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흙갈이를 한 녀석들은 참으로 싱싱하게 다시 살기 시작을 했습니다. 겨우겨우 꽃대 하나를 내밀었지만 힘이 없었던 사진속의 녀석도 이렇게 꽃을 피워냈고요.
참, 별 것 아닌 흙갈이 하나가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군요.
문득 내 주변에 뭔가 새로운 것으로 갈아줄 것들이 없는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