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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베트남

사파 (Sapa) 여행기 (1)

by 지오네Blog 2008. 5. 10.




베트남에는 사파라는 곳이 있습니다.  

일종의 산악마을인데 여러 소수민족들을 볼 수 있는 그런 곳이지요. 


지오아빠가 베트남에 처음 왔을 적에 들은 말이 있습니다.


"그니까 사파까지 돌면 거의 베트남을 다 본거지. 떠날때가 된거야"


뭐 얼추 베트남은 다 돌아다닌 지오네 가족에 몇 안남은 선택이 바로 이번 여행지인 사파입니다.




솔직히 지오아빠는 요사이 여행을 떠날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거의 일주일 간격으로 중요한 검층작업이 실시되고, 거의 매일같이 이런저런 일들이 터져서 가끔은 다독거리고 대부분은 싸움을 벌여서 일들을 막아가고 있는 그런 실정입니다.


그러나,

작년 추석부터 성탄절 그리고 연말연시까지 거의 쉬지도 못하고 새벽 1시고 2시고 밀려오는 전화에 결국 '절대로 열심히 일하는 인간형이 아닌' 지오아빠의 인내가 한계를 도달했습니다.

결국 지오아빠는 부장님한테 가서


"걍 배째고 쉬려구요"


했답니다. 네네 진급은 그다지 염두에 두지 않는 그런 행동이라지요. -_-;;


결국 한 번의 여행 연기를 하고 나서 마지막 기회를 잡아서 지오네는 사파로 향하게 됩니다.




 


그 첫날 (2007.1.5)







지오아빠는 아침에 회사에 가서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정기 아침회의를 주관하고는 뒤를 돌아보고 이렇게 외칩니다.


"알간? 다 니가 알아서 하란 말야"


그리고는 부리나케 짐을 꾸려서 지오엄마와 지오와 함께 하노이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엄마, 이번에 어디로 간다고 했지?" 



"뭐 사파라고 하던데 쇼핑센터 정도는 있겠지" 




베트남 항공에서 주는 점심을 먹고 쿨쿨 잔 지오네 가족은 시원한 하노이의 겨울 날씨를 느끼면서 택시를 타고 일단은 항베 거리에 있는 여행사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이 택시, 노이바이 공항에서 하노이 도심에 다다르자 갑자기 택시기사가 차를 세우더니 웬 남자 하나를 태우더군요.


'혹시 합승?'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새로 탄 남자는


"I'm your second driver"


라고 합니다. 


결국 알고 보니까 우리 기사가 길을 잘 몰라서 친구를 부른 것이지요.

지오네 가족은 이번 여행을 통해서 몇 개의 명언을 만드는데, 이것이 첫번째 이번 여행이 남긴 명언입니다.



암튼 빙빙 길을 돌아 항베거리에 있는 여행사에 도착을 해서 마지막 날 바짱마을 여행을 예약하고, 

하노이 구시가를 돌아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쇼핑도 하다가 

호안키엠 호수 근처에 있는 탕롱극장에서 수상인형극을 예약했습니다.



 


다시 찾은 호안키엠 호수와 그 겨울 모습





"하노이에 오면 구시가를 걸어다녀보고, 수상인형극을 봐라"


라는 여행가이드를 철저히 지킨 말일 수가 있겠지만 

실은... 암 생각없이 걸어다니다 보니 거기가 구시가였고, 문득 눈에 띄는 수상인형극을 예약한 것이죠.




따뜻한 코코아로 몸을 녹이는 지오 


"엄마 시원하니까 입맛이 돌아온 것 같아" "언제 나갔었니?"





제목 : 쇼핑 다니는 모자 



해가 뉘엇뉘엇지는 하노이 거리를 걸어서 지난 번에 맛있게 먹었던 작은 식당으로 갔습니다.

이번에도 지오가족은 고추와 함께 튀긴 돼지고기요리, 소금과 계란을 이용해 구운 새우요리, 공심채 마늘 볶음, 피조개 구이, 

특별한 소스로 조리한 두부요리 등등을 신나게 먹어댑니다.


이 자리에서 지오는 지오 아빠가 얼추 다 먹었다고 생각하는 그런 상황에서


"밥 하나 더 시켜서 공심채랑 먹으면 안돼?"


라는 이번 여행에 두 번째 명언을 만들면서 엥겔지수 높디 높은 우리 가족의 당당 일원임을 과시하게 됩니다.



손이 안보이게 음식을 제압하는 지오엄마 




수상인형극은 예상외로 재미가 있었습니다.

모든 음악과 노래가 생음악으로 나오더군요. 

한 사람에 2만동 (1800원)으로 한 시간 공연에 부채 하나 주고, 게다가 한글로 되어있는 팜플렛도 있었습니다.







잠시 카페에서 쉬다가 하노이 역으로 향했습니다.


"제길 하노이는 밤에 문들을 일찍 닫는구만" 하는 표정의 지오 


"흠흠 이 맛이야" 




하노이역에서 서성이는 빅토리아 직원을 따라서 이번에 큰 맘먹고 예약한 빅토리아 익스프레스를 탔습니다.


바로 이 기차!!   


일반 기차의 10배 가격을 자랑하는 이 열차는 빅토리아 사파 전용열차로 본인들 말로는 5성급 서비스를 한다고 하더군요.

짐들도 알아서 날라다 주고 전용 식당칸에 꽤 괜찮은 침대에 각 침대마다 웰컴 메시지와 물과 칫솔과 수건이 들어있는 선물도 줍니다.








지오는 처음 타보는 침대차에 흥분을 했고, 10가 되자 기차는 천천히 이제는 해가 완전히 진 하노이를 떠나더군요.

지오아빠는 뭔가 멜랑콜리를 느꼈다는...


식당칸에서 지오는 사과주스, 지오 아빠와 엄마는 맥주를 한 잔 하고 잠을 청했습니다.


밤을 새고 기차는 달려서 그리고 한 시간 연착을 해서 베트남 북부 국경도시인 라오까이에 도착을 합니다. 

졸린 눈을 비비변서 다시 버스를 타고 한 시간동안 산을 오르고 올라 드디어 사파에 도착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