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4.
8. 딩글(Dingle) (여섯째날)
딩글(Dingle)만에 있는 씨사이드 드라이브(Seaside Drive)를 돌기 위해 시작점인 딩글(Dingle)이라는 도시에 도착을 했다.
이 도시도 관광으로 유명한 곳이어서 여러나라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다.
캐나다에서 온 할아버지가
"한국인이슈?"하고 묻길래
"어떻게 아세염?" 했더니
한국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고 했다.
덕분에 이런저런 가게들이 많았는데 원래는 계획에 없던 시간을 소모하면서 (적어도 내겐 그렇다) 쇼핑을 했다.
"이거 어때?",
"이건 정말로..."
등등의 말을 해가면서 몇시간 식이나 쇼핑을 해대는 여보야를 보면서 역시 관광도 산업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새삼했다.
결국 쇼핑을 마치고 나서야 다시 차를 달려서 딩글(Dingle)의 시사이드 드라이브(Seaside Drive)를 볼 수 있었다.
길은 예외없이 험했지만 이젠 6일전에 내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런 길 정도는 문제되지 않았다.
길을 달리는데 아주 위험한 회전길에 예수님상이 서 있었다.
아일랜드의 길들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자연을 그대로 감싸 안아서 만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 굽이 그대로 그 느낌 그대로. 그래서 길을 끼고 사진을 찍어도 너무나 자연적인 느낌이 든다.
길을 달리다가 보니까 곳곳에 멋진 해안이 있었는데 물이 차서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사람이 없는 해안을 서걱거리면서 걷는 느낌은 참 좋았다.
영국이나 아일랜드의 펍이란 곳은 어떤 면으로는 작은 마을의 문화의 중심이고 만남의 중심이고 모임의 장소이다.
그러기 때문에 시골로 갈수록 펍에 출입하는 인간들이란 동네 사람들로 의례 정해져있기 때문에
우리같은 동양인이 그것도 여자까지 포함해서 들어가게 되면 정말로 관심의 촛점이 된다.
해변에서 놀고나자 춥고 배가고파서 점심을 먹으로 지도상에도 나와있지 않은 (이놈의 지도에는 없는게 무지하게 많았다)
작은 마을에 있는 펍엘 들어갔다.
맥주를 마시고 있던 아저씨 한 사람이 우리를 보더니 황급히 주방으로 들어가서 주인을 불러나왔다.
눈이 둥그래진 주인은 우리가 영어를 잘 못할 것을 예상하고 예의 천천히 주문을 받았다.
식사하는 사람들은 흘끔거리면서 몰래몰래 쳐다봤고 (아아 스타가 된 기분) 이윽고 음식이 나오자 주인이
"그럼 어디에 살고있는지..." 하길래
"아아 지금 런던에..."
했더니 사뭇 실망하는 눈치이다.
암튼 추워진 몸에 뜨뜻한 스프를 마시니까 살 것 같았다.
커피를 한 잔 하면서 주인 아저씨랑 요리사 아저씨랑 일하는 청년이랑 같이 앞으로 갈 길을 상의했다.
신기한 동양인과 같이 길을 논의하고 더 좋은 곳을 알려준 것을 아마도 일기에 적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