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 엄마는 비즈공예를 취미로 삼고 있답니다. (지오엄마 홈페이지를 봐주세요)
언젠가부터 지오 엄마의 이 취미는 발전을 거듭하여 비즈공예 작품을 남들에게도 인정을 받고 싶다라든지
아니면 이걸 팔아서 타인의 돈을 수금해보겠다던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이런 와중(?)에 지오네는 새로운 도시로 이사를 오고,
어느 정도 짐 정리가 끝난 지오 엄마는 인터넷을 뒤적거려서 집 근처에서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고 이 행사의 일부로 플리마켓이 개최된다는 것을 알게되었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오엄마는 추최측에 연락을 해서 참가비 3만원을 내고 자그마한 부스 하나를 얻었답니다.
이번 포스팅은 장장 3일간 지속되었던 지오엄마의 첫 플리마켓 이야기랍니다.
준비편
(모르면 즐거운 것이지)
막상 일은 저질러 버렸고, 플리마켓은 다가오는 현실을 맞이하자 지오네는 나름 준비를 시작합니다.
일단 장소가 야외임을 생각해서 인터넷으로 캠핑용 의자를 2개 준문했고,
다이소로 달려가서 판매를 할 비즈들을 장식해서 걸어 둘 재료들을 구입하고 가격표와 판매가 되면 포장해줄 봉투 등등을 샀습니다.
네네, 초기비용이 발생을 하는군요 -_-;;;;
이러고 있는데 주변에서 요사이 플리마켓에서는 카드 결재도 된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문제는 이걸 구현해내기 위해서는 일단 사업자 등록을 하고 카드 단말기를 신청하고.... 등등
도데체 얼마나 벌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고 깔끔하게 카드 손님들은 포기하기로 했답니다. ㅠㅠ
난생 처음 해보는 플리마켓이라서 도무지 감이 오질 않더군요.
판매대에 전등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황당한 소식을 듣고 얼마전에 구입한 충전식 침대등을 챙기고,
테이블은 제공하지만 그 위에 덮는 천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듣고 전날 밤에 지오 엄마는 재봉틀을 돌려댔답니다.
그리고 문득 생각이 나서 날씨를 살펴보니 첫 날은 70%, 둘째날은 80%, 세째날은 90%의 강우확률이 보여줍니다.
어쩐지 수중전도 대비해야할 것 같다는 우울한 생각까지 듭니다.
금토일 3일간 진행될 플리마켓을 위해 지오네 집 거실은 판매용으로 간택을 기달리는 비즈들로 가득했고, 시간은 거침없이 다가왔습니다.
1일차
(대망의 첫 날)
일단 원래 신청할 때에는 오후3시부터 7시까지만 진행된다던 플리마켓이 주최자들간에 이런저런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태화강 음악축제 시간과 맞춰서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로 판매시간이 확- 늘어났습니다.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었으나 점점 장난 아닌 현실로 다가온 플리마켓의 첫 날이 밝았습니다.
지오아빠는 회사로 출근을 하고 (네네, 샐러리맨은 플리마켓 하겠다고 회사를 그만둘 수는 없져) 지오 엄마는 한가득 판매용 짐을 꾸려서 강가로 향했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플리마켓 장소에 도착한 지오 엄마는 부스에 책상도 세우고 낑낑거리면서 물건도 정리하고 뭐 그랬다고 합니다.
카톡으로 진행상황을 들으면서 회사에서 창밖을 보니 부슬부슬 비가 내립니다.
오늘이 이 정도라면 주말은 장난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회사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서 플리마켓 현장에 있는 지오엄마에게 전화를 해보니
"저녁 생각 없다. 나중에 끝날 때에나 와서 차를 태워다오"
이렇게 말을 합니다.
다년간의 남편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에 와서 간단히 라면으로 저녁을 때우고,
비록 말은 그리했지만 지오엄마 저녁 요기거리를 구입해서 플리마켓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도착을 해보니 아직 개시도 하지 못한 지오엄마가 저쪽에 있습니다.
역시나 예상대로 가져온 저녁거리와 마실 것을 우물거리면서 잘 먹더군요.
원래대로라면 "아니 뭣하러 왔어. 집으로 갔다가 있다 와" 등등의 대사가 나와야 했지만 심심했던지 도무지 집으로 가란 말을 하지 않습니다.
비는 부슬부슬 오고, 저쪽에는 전기기타 소리가 둥둥거리면서 들리고, 새로 산 캠핑의자는 나름 편하고, 뭐 나름 운치가 있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손님도 없고 해서 간만에 로모를 들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공원도 구경하고 돌아오니 지오 엄마가 첫 판매를 성공했습니다.
밤이 깊어지고 아마도 여러 번 플리마켓에 경험이 있는 다른 부스에서는 밝은 불들이 빛을 밝혔지만
지오네 부스는 딸랑 침대등으로 사용하는 등 하나만이 부스를 밝히고 있었습니다.
손님들이 "어두워서 잘 안보인다" 등등의 대사를 하시더군요.
첫 날이라 그런지 지독히도 시간이 흐르지 않습니다.
9시가 넘어가지 주최측에서
"그러니까요 9시40분부터 정리 시작해주세요"
라고 합니다.
지오 엄마도 지겨웠는지 시간이 되자 손이 안보이게 가판을 정리합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만두를 구워 맥주와 함께 먹으면서 첫 날이 지납니다.
지오 아빠는 오늘 꼴랑 2시간30분 정도 플리마켓에 있었는데, 엄청나게 지겹더군요.
물론 괜찮은 사진들을 몇몇 건졌지만 말이죠.
아아- 아직 이틀의 시간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놀라운 현실을 인지하면서 잠에 들었습니다.
둘째날
(햇볓과 바람과 추위)
둘째날이 밝았습니다.
일단은 라면을 끓여서 아점을 먹고, 짐을 꾸려서 다시 플리마켓으로 향했습니다.
어제 경험을 바탕으로 집에 있던 작은 손전등을 추가 조명으로 챙겼죠.
창밖을 바라보니 다행이도 비가 오지 않을 것 적어도 퍼붓지는 않을 것 같은 날씨입니다.
현장에 도착을 해서 가판대를 설치하고, 상품을 진열하기 시작하는데 어헉- 바람이 엄청 불어댑니다.
세워둔 귀걸이와 목걸이 스탠드가 마구 넘어가고, 테이블을 덮은 천이 미친듯이 펄럭거립니다.
석사 2명의 머리를 모아서 (아아- 겨우 이런 것하려고 석사한 거야?) 바람에 대비해서 귀걸이의 배치를 다시하고 목걸이 진열대는 눞히고,
급하게 옷핀과 우산을 이용해서 테이블천이 펄럭거리른 것을 정리했습니다.
원래 오늘의 작전은 지오 엄마가 비즈를 만드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여주면서 호객행위(?)를 하려고 했으나
엄청난 바람에 비즈 재료가 다 날아가버려서 깔끔하게 포기를 했습니다.
이렇게 겨우 바람 상황을 극복하고 나자 바람이 슬슬 잦아들면서 해가 납니다.
그리고 태양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천막안으로 들어와서 목덜미를 태워대기 시작합니다.
비가 예상되었던 문제였지 태양은 미리 생각하지 못했던 지오네는 선크림 하나 없이 태양의 공격을 받았답니다.
그러니까 플리마켓 두번째 날의 낮 시간 동안은 구름이 끼면서 강한 바람이 치는 상황이 연출되다가
바람이 잦아들고 구름이 걷치면서 태양이 구워대는 상황이 반복되었답니다. 흑흑-
이렇게 끝날 것 같지 않던 시간이 지나고 어느덧 저녁시간이 됬습니다.
저녁은 간단하게 편의점에서 김밥등등을 사다먹기로 하고 편의점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암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김밥,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등을 사람들이 싹 다 구입해버리고 아직 채워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토요일에, 공연에, 장터에 수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편의점을 습격한 결과인 것이죠.
옆에 있는 다른 편의점도 상황은 마찬가지 입니다.
결국 하는 수 없이 인근 무슨무슨 일본 장인이 만들었다는 빵집에서 빵을 사다가 저녁으로 먹었습니다.
그 빵의 맛은.... 음 그러니까.... 오로지 건강합니다.
설탕에 절인 사과 설탕에 절인 블루베리 등등이 가득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단맛이 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빵은 아마도 인류가 밀을 개량하기 전에 품종을 사용했는지 엄청 질기더군요.
저녁을 먹고 (흑흑-) 어두워지면서 어제 그 전등과 새로 가져온 손전등으로 조명을 밝혔습니다.
우리 눈에는 나름 발전적인 조명이었지만 뭐 큰 차이는 없었죠.
하루 종일 지나가는 수 많은 사람들과 아가들과 강아지들을 끊임없이 구경을 했습니다.
참고로 다스크훈트 강아지가 한 마리 지나갔었는데 열라 귀엽더군요.
지오네는 이 때까지 바람과 햇빛을 극복해가면서 주차비를 벌고, 통닭값을 버는 정도의 판매를 이루어냈습니다.
다행이도 오늘은 비가 오지 않아서 그러저럭 상황은 괜찮았지만 암것도 챙겨나오지 않아서 음악에 귀를 기울인다든지 가끔 사진을 찍는다든지 하는 일들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물론 지오 엄마는 판매 의지에 불타서 손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아주 가끔 물건들을 팔고 있었죠.
이윽고 해가 지자 슬슬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기온은 슬슬 내려가더니 시원을 지나서 서늘 수준까지 내려갑니다.
결국 주차해 둔 차에 가서 비상용 담요를 가져다가 지오엄마한테 줬더니 담요를 걸치고 뭔가 만족스런 표정을 짓습니다.
하루에 바람, 더위, 추위가 함께하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장사가 계속되더니 갑자기 사람들이 사라집니다.
귀를 기울여보니 공연장에 혁오밴드가 연주를 시작하고, 인터넷을 봤더니 아시안 게임 한일 결승전이 시작되었더군요.
이런 이유로 플리마켓은 엄청나게 조용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어제 비도오고 해서 빨리 사람들이 철수를 했었는지 주최측에서는
"아아 오늘은 빨라도 9시45분부터 철수해주셔야 해여"
라고 합니다.
이윽고 마지막 손님에게 물건을 팔고 어제보다 익숙하게 짐을 정리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치킨을 시키고 맥주를 한 잔 하면서 한일전 승리를 구경했습니다.
이렇게 플리마켓 둘째날이 지납니다.
참고로 지오 엄마는 장사 스트레스가 있었는지 맥주를 쭉쭉 들이키더군요.
세째날
(드디어 마지막 날)
눈을 떠보니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는 하늘이 보입니다.
네네, 날씨 복이 있는 지오네의 첫 플리마켓이니 만큼 폭우는 피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주일입니다.
아직까지 교회를 정하지 못한 지오네는 플리마켓 시간을 고려해서 장터에서 가장 가까운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시간 관계상 인근 편의점에서 점심을 때우고, 차에서 휘리릭 짐들을 꺼내서 플리마켓으로 와서 날씨를 고려해서 세팅을 완료했습니다.
네네, 이제 삼일차가 되니까 지난 이틀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것저것 준비를 했죠.
일단 저녁의 추위를 생각해서 겉옷을 챙겼고, 지오 아빠는 무료한 시간을 고려해서 책도 챙기고, 맥에어도 챙겨서 블로그에 올릴 글들을 끄적거리기로 했습니다.
이렇세 세팅을 하고 하늘을 보니 구름이 가득합니다.
아침에 기가지니 녀석이 "아아 구름은 많은데여 비는 오지 않아여" 했던 것을 믿고 비에 대한 대비책은 없이 왔답니다.
오늘도 역시나 지오네 부스는 인기가 넘쳐서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모습과는 거리가 먼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뭐 이제는 익숙한 환경이죠.
날씨는 그리 바람은 심하지 않았는데, 흐린 하늘이라서 서늘합니다. 바로 준비했던 겉옷을 떨쳐입었습니다.
그리고는 저녁이 되자 점점 하늘은 회색빛이 진해지고 결국 저녁식사 시간 무렵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공원에 모였던 사람들은 주섬주섬 짐을 챙겨서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한산한 상황이 연출됩니다.
어제는 혁오와 축구가 오늘은 비가 지오네가 떼돈을 버는 것을 방해하는군요. -_-;;;
손님들도 없겠다 저녁은 인근 분식점에서 구입한 주먹밥과 핫도그를 먹어줬습니다.
저녁을 먹고 시계를 보았더니 아직도 4시간이나 남았네요.
하아-
일요일 저녁을 맞이한 플리마켓은 뭐랄까 음악이 가득했습니다.
일단 세계 음악축제 무대쪽에서는 궁궁궁 하는 락앤롤 음악이 들려오고,
정문에서 호박엿을 파는 아저씨가 구성진 뽕짝을 틀고 있고,
중구청에서 시민을 위한 특별 무대가 다시 반대쪽에서 열려서 트로트, 전통무용, 7080노래들이 들려왔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세 스테이지(?)들이 서로 싸우지 않고 각각의 사운드를 낸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동네 사람들 사운드에 대한 너그러움이 꽤 넘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마지막 날의 시간이 흘러가는 도중에 조금 굵은 빗소리가 들려옵니다.
플리마켓 상인들은 물건들이 젖을까 조금씩 정리를 하고, 사람들은 비가 굵어지자 슬슬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주변은 아주 소수의 비옷을 입은 사람들만이 남았습니다.
상인들도 10시까지 굳이 있어야 하나 하는 마음도 생겼고, 주최측도 '아 어짜피' 등등의 마음이 합해져서(?) 플리마켓은 저녁 9시경에 문을 닫았습니다.
지오네도 삭삭 정리를 하고, 장비를 반납하고는 비오는 길을 달려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와서 3일간에 성공적인(?) 첫 플리마켓 참가를 족발과 함께 기뻐했습니다.
뭐 이렇게 지오 엄마의 첫 플리마켓은 막을 내렸는데 말이죠....
믿겨지지 않는 사실 하나는 내일 아침이 되면 지오 아빠는 정상적인 월요일 출근을 해야한다는 현실이 앞에 놓여져 있다는 것입니다.
샐러리맨에게 포기할 수 없다는 휴일이 이런식으로 휘이익 하고 지나갔답니다. 하아-
이 포스팅이 왠지 글이 길다고 느껴지시나요?
네네, 그렇죠. 현장에서 별로 할 일이 없는 지오 아빠가 시간을 보내보고자 틈틈이 키보드를 두두린 결과랍니다.
아아- 이렇게 플리마켓 첫 경험이 끝납니다.
과연 지오엄마는 다른 플리마켓을 시도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