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탐방을 나서다
토요일이 왔습니다. 다행히(?)도 음주를 하지 않은 지오 아빠 덕에 오늘 두번째 사이공 탐방엘 나섰습니다.
오늘은 벤에 수로(rạch Bến Nghé) 근처에 있는 지역을 돌아다닐 예정입니다.
벤에수로는 사이공강에 연결되는 약 80km 정도 길이의 수로입니다.
프랑스 시절 개발된 이 수로 주변을 따라서 1군에 오랜 건물들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어헉- 햇볓이 짱짱하고 넘 덥습니다.
요사이 점점 더워지고 있는데 오늘은 그 중 더운 날이 확실하네요.
모닝 커피를 한 잔 하고 이미 따뜻(?)해진 거리로 나섰습니다.
오늘 탐방할 곳들
오늘은 이렇게 7군데를 돌아다닐 예정입니다.
1. 호치민 박물관
2. 예전 상공회의소 자리
3. 베트남 국립은행
4. 네슬레 본사 건물
5. 호치민시 미술관
6. 사이공 철도회사 건물
7. 응웬 반 하오 건물
과연 체력부족인 지오네는 위의 일곱 곳들을 다 돌아볼 수 있을까요
호치민 박물관
집에서 택시를 타고 오늘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호치민 박물관(Bảo Tàng Hồ Chí Minh)입니다.
- 주소 : 1 Nguyễn Tất Thành, Phường 12, Quận 4, Hồ Chí Minh, Vietnam
베트남 최초 주석인 호치민이 이곳에서 1911.6.5일에 배을 타고 프랑스로 떠난 것을 기념해서
이 곳을 호치민의 박물관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당시 호치민은 응웬 땃 탄(Nguyen Tat Thanh)이라는 이름으로 사이공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신문팔이를 했었다고 하네요.
네네 여기 길 이름이 응웬 땃 탄인 이유입니다.
원래 이 곳은 1862-1863년 사이에 지어진 메신저 해운회사(Compagnie des Messageries Maritimes)의 본사였던 곳으로
초기 식민지 건축 스타일의 대표적인 예라고 합니다.
이 건물은 베트남 식 지붕에 용이 장식되어 있는 소위 베트남 절들과 사원에 많이 사용되는
루옹 롱 쩌우 우옛(Lưỡng long chầu nguyệt) 스타일 - 두 마리 용이 양쪽에 있고 가운데 둥근 원이 있는 - 을 적용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이 곳의 다른 이름이 용의 집(Bến Nhà Rồng)이기도 합니다.
건물 앞에 정원도 좋고, 사이공강 풍경도 좋고, 건물 구경도 좋습니다.
관광 오셔도 한 번 가볼만한 곳입니다.
이전 상공회의소 자리
요사이 호치민에 흉물 건물 중에 손꼽히는 녀석 중에 하나인 “사이공 원(Saigon One)”이 있습니다.
2011년에 시공사가 도산을 한 이후로 건설이 중단되서 도심미관을 해치고 있는 녀석입니다.
이 자리는 1900년대에 상공회의소(port de Commerce)가 있었던 자리입니다.
지금은 사이공 원을 건축하느라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답니다.
요사이 슬슬 사라져가는 이전 사이공의 흔적들이 많지요.
참고로 녀석 사진은 호치민 박물관 쪽에서 더 잘 찍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녀석은 호치민 박물관에서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실제 가봐야 공사판에 먼지만 날리고, 원래 건물흔적도 없고 말이죠.
베트남 국립은행
호치민 박물관을 나와 벤에(Bến Nghé) 수로를 따라 걸어 현재 베트남 국립은행(언 항 냐 득 비엣 남, Ngân Hàng Nhà Nước Việt Nam)으로 갔습니다.
- 주소 : 8 Võ Văn Kiệt, Quận 1, Hồ Chí Minh, Vietnam
프랑스 식민시절에 지어진 이 건물은 당시에는 사이공 인도차이나 은행(La Banque de l'Indochine Saigon)이었습니다.
이 건물은 1911.3.31일에 이 자리에 문을 열었고, 1928년에 다시 건축되었다고 합니다.
아직도 건물 여기저기에 이전 흔적들이 남아있습니다.
이전 네슬레 본사 건물
베트남 국립은행을 떠나서 더운 거리를 헉헉거리고 걸어서 아르누보풍의 건물로 갔습니다.
- 주소 : 35-37 Nam Kỳ Khởi Nghĩa, Q.1, HCM
이 건물은 예전 프랑스 식민시절 말기에 지어진 건물로,
요사이에도 쵸컬릿 등을 팔고 있는 네슬레(당시 회사명 : Nestlé & Anglo-Swiss Condensed Milk Company)의
두 번째 본사 건물로 사용되었습니다.
- 당시 주소 : 35-37 rue Mac-Mahon
요사이는 사이공 타임즈 그룹(Saigon Times Group)의 건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어대자 오토바이에서 쉬고 있던 아저씨들이 ‘뭐야?’ 하고 쳐다보시네요.
호치민시 미술 박물관
지금은 호치민시 미술 박물관(바오 땅 미 투앗 탄 포 호 치 민, Bảo Tàng Mỹ Thuật Thành Phố Hồ Chí Minh)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 건물은 젊은 여자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 곳입니다.
- 주소 : 97A Phó Đức Chính, Quận 1, Hồ Chí Minh, Vietnam
왠지 지금은 으스스한 전설이 되어버린 이 건물은 원래 1929-1934년 사이에 사이공에 본사를 둔
어마어마한 중국계 부동산 재벌인 후이 본 화(Hui Bon Hoa)씨의 저택이었습니다.
그 젊은 여자 유령이 화 아저씨의 막내 딸이라는 설이 있지요.
네네, 밤에 미술관을 가는 것은 아니져.
너무 더운 관계로 편이점에 들려서 시원한 음료수를 구입했습니다. 아아- 살아납니다.
사이공 철도회사 건물
벤탄시장 인근 프랑스가 건설한 호치민-하노이 철도와 호치민-미토간의 철도가 만나는 곳에
1914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건설당시부터 지금까지 사이공 철도회사 건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의 함니(Ham Nghi) 거리가 철로였답니다.
- 주소 : 136 Hàm Nghi, Quận 1, Hồ Chí Minh, Vietnam
현재는 사이공 철도 운송 유한회사(Sai Gon Railway Transport Joint Stock Company, SARATRANS)가 사용하고 있죠.
요사이 지하철 공사로 앞쪽이 장난이 아니지만 겨우겨우 사진을 찍을 수 있었죠.
응웬 반 하오 건물
오늘의 마지막 방문지는 응웬 반 하오 건물 (Comptoir Nguyen-Van-Hao Saïgonnais)입니다.
- 주소 : 1 Yersin, Quận 1, Hồ Chí Minh
1934년 건설된 삼각형의 건물 (flatiron building)로 한 때는 Comptoir Saïgonnais회사의 사장인 응웬 반 하오(Nguyen Van Hao) 가족의 집과 사무실이었습니다.
하오씨는 약학박사로 그의 약국인 응웬 반 하오 약국(Grande Pharmacie Nguyen-Van-Hao)는
20-124 Boulevard Bonard (현재의 레로이 Le Loi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사이공에서 가장 큰 약국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의 Comptoir Saïgonnais사는 이 건물 1층에서 자동차 악세서리들을 판매하기도 했답니다.
현재의 건물 상태는 그리 좋지 못하지만 건물 가득 사람들이 살고 있고, 아직도 맨 윗층에는 응웬 반 하오의 후손들이 살고있다고 하네요.
이 건물은 프랑스 식민시절 건물 중에 아름다운 예로 슬슬 사라져 가는 사이공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 건물도 뒤쪽에 높은 건물들에 밀려서 사라져갈 것 같습니다.
점심은 회전초밥
이렇게 두번째 탐방이 끝나고, 지오네는 허위허위 걸어서 근처에 있는 사이공 센터엘 갔습니다.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로 들어가니 넘 좋네요. 역시나 열대지방에서 에어컨은 진리이군요.
쇼핑몰을 걸어다니다가 지하에 있는 푸드코드로 내려가서 회전초밥으로 점심을 했습니다.
한 잔에 1500원짜리 생맥주를 시켜서 주욱 들이키니 캬아- 넘 좋습니다.
여기는 초밥 한 접시에 1250원으로 나름 괜찮은 맛입니다.
초밥을 신나게 먹어주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두번째 사이공 탐방이 끝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