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전주에...
원래의 계획은 전주시 인근에 있는 군산시를 방문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제 저녁에 뉴스를 보니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온다고 하더군요.
빗속을 뚫고 게다가 사람이 붐비는 식목일에 전주를 다녀온다는 것은,
그리고 이걸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난다는 문제(?)로 인해서
깔끔하게 군산을 포기하고 그냥 전주에 머물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결단고 부지런한 집안은 아닙니다.
덕분에 촉촉한 전주시 여기저기를 누빈 하루가 되었습니다.
아점은 콩나물 국밥으로
전주의 또하나의 명물은 바로 콩나물 국밥입니다.
이거 어째 자꾸 식도락 여행이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_-;;;;
군산을 포기한 댓가(?)로 느즈막히 일어나서 느긋하게 씻고나서 숙소를 나섰습니다.
어제 돌아다니면서 몇몇 맛있어보이는 콩나물 국밥집들을 확인했었는데 지오네의 선택은 바로 ‘왱이’ 콩나물국밥집이었습니다.
- 주소 : 전북 전주시 완산구 동문길 88
- 전화 : +82 (63) 287 6980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뭐랄까 깔끔하다거나 그런 분위기는 아닙니다.
포스 넘치는 아줌마가
“두 분이세요?” 하시길래
“넹” 했더니
"자리에 앉으라"고 하시네요.
그렇습니다. 이 곳은 콩나물 국밥만 판매하는 곳입니다.
음식이 나오면 일단 수란에 국물을 몇 숫가락 넣고 김을 부셔서 넣어 먹어줍니다.
그리고 시원한 국물과 아사삭 (진정으로) 한 콩나물을 즐기면서 밥을 말아 먹었습니다.
강추합니다.
오목대
아점을 마치고 슬슬 걸어서 오목대쪽으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비는 그렇게 심하게 오지 않아서 걸어다닐만 했습니다.
오목대는 한옥마을 남쪽 언덕에 있는 정자입니다.
이 곳은 가이드북에 의하면 1380년 그러니까 고려시대에 이성계 당시 장군이 황산에서 왜구를 물리치고 돌아가다가
기쁨의 잔치를 연 곳이었는데, 나중에 여기에 정자를 세웠다고 합니다.
이목대 (梨木臺)
오목대에서 내려와서 육교를 건너고 오른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이목대가 나옵니다.
이목대는 조선왕조를 만든 전주 이씨가 이전에 전주에 살았다는 (당연한 것 아닌가?) 내용을 담은 비석입니다.
이목대 주변으로 자만 벽화마을을 비롯한 몇개의 벽화마을들이 있습니다.
한옥마을도 그렇고 이 벽화마을들도 주요 방문객들은 중고등학생들인듯 했습니다.
이목대를 떠나서 한벽당쪽으로 걸어갔죠.
한벽당 (寒碧堂)
전주 8경중 하나라고 해서 찾아간 한벽당은 조선시대 (1404년) 최담이라는 사람이 별장으로 지은 곳으로
물이 맑아 벽온한류에서 한벽당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한벽당도 올라가 볼 수 있었는데, 아아- 풍경이 기가막힙니다.
뭐 이런 이유로 여기에 정자겸 별장을 지은 것이겠지요.
한벽당은 전주 가이드에 그리 열심히 나와있지 않지만 전주천변을 거닐으면서 한 번 꼭 방문해 봄직한 그런 곳입니다.
한벽당을 떠나서 남천교쪽으로 전주천을 따라 걸어갔습니다.
남천교
남천교는 전주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중에 하나로 무지개형 다리 모양에 위에 누각이 있어서 아름다운 다리입니다.
주변 전주천은 봄을 맞아 물이 오르는 나무들과 이미 꽃봉오리를 터트린 꽃나무들이 아름다웠습니다.
다리위에 누각에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엄청나게 바람과 비가 불었답니다.
풍년제과에서 휴식
남천교를 떠나서 은행로를 따라 한옥마을 중심부로 걸어갔습니다.
휴식할 장소를 찾다가 풍년제과를 발견했습니다.
1층에서 커피와 셈베과자를 구입해서 2층 카페에 앉아서 휴식과 커피 그리고 간식을 즐겼지요.
2층에는 아무도 없어서 지오네는 진정한 릴랙스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비오는 식목일이라서 그런가요 한옥마을은 너무나 조용합니다.
전주시내를 구경하자
휴식을 취한다음 한옥마을을 벗어나서 전주시를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바로 전주객사 (요사인 풍패지관이라고 한답니다)로 갔습니다.
이곳은 이전의 관리들이 거주하던 일종의 관사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수리중이어서 들어갈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차이나 거리, 웨딩거리, 영화거리 등등을 걸어다녔습니다.
그런데.... 거리들이 이름만 있고 뭐랄까 내용이 없는 너무나도 평범했습니다.
뭔가 밤에만 활동하는 그런 거리들인가요.
한옥에서 빈둥거리기
전주시 구경을 마치고 마실것들을 사가지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그런 날씨에 뜨뜻한 바닥에 누워서 티비를 보거나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쓰거나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끔 울리는 풍경소리를 들었습니다.
이렇게 하고 있으니까
‘아, 이래서 한옥민박에 묵었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드네요.
쉬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고 하는 정의에 가장 잘 맞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저녁은 전주식 음주!!!
오늘은 전주의 마지막 밤입니다.
숙소에서 쉬다가 전주식 막걸리를 마시러 나왔지요.
전주식 막걸리는 그러니까 막걸리 한 주전자를 시키면 알아서 (집집마다 다릅니다) 반찬들을 잔뜩 챙겨주는 방식입니다.
추가로 막걸리를 시키면 새로운 반찬들이 추가되고 합니다.
오늘은 동문거리에 있는 동문주가라는 곳에서 전주식 막걸리를 즐겼습니다.
그리고 2차로 (네네, 1차로 끝나면 술이 아니져) 연탄불고기 전문인 구일집에서 한 잔 더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구일집은 동문주가 바로 건너편에 있습니다.
연탄불고기 넘 맛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