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서울거리를 걷다
그러니까 연착없이 도착한 비행기, 한국의 빠른 입국절차, priority tag이 붙어서 바로 찾은 짐,
나오자마자 기다림 없이 타버린 공항버스, 토요일 아침에 막힘 없는 도로 등으로 인해
예상보다 엄청일찍 호텔에 도착을 해버렸습니다.
아침 8시 조금 넘어서 호텔에 도착을 했더니 당연히 얼리 체크인은 불가능했고,
결국 캐리어들만 맡기고 길거리로 나왔습니다.
간만에 서늘하게 코끝에 바람이 닫는 서울의 봄 날씨를 느끼면서 너무 일러서 한산한 서울 거리를 걸어다니기 시작을 했습니다.
여행 떠나기 전 주에 베트남에서 긴급하게 구한 점퍼가 요긴했습니다.
따뜻한(?) 베트남에서 온 지오네 두 사람은 지퍼를 올려야 했답니다.
한산한 인사동
호텔에서 걸어서 길을 건너 인사동을 왔습니다.
역시나 토요일 이른 아침에는 가게들도 모두 닫혀 있고, 사람들도 거의 없네요.
덕분에 평소의 인사동에서는 결코 찍을 수 없는 장면들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옆쪽에서 단체 관광객들이 “못 하이 바!! (하나 둘 셋!!)” 라고 외치면서 사진을 찍습니다.
베트남을 떠난지 24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베트남 말이 신기합니다.
아침도 먹을 겸 추위도 적응할 겸 해서 인사동에 있는 멸치국수 전문점엘 갔습니다.
뜨뜻한 국물이 들어가니까 몸이 훈훈해지네요.
종로를 걸어서
역시나 아침이라서 한산한 종로거리를 걸을면서 사진도 찍고 포켓몬들도 사냥을 했습니다.
호치민시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포케 스톱들과 자주 출몰하는 포켓몬들이 지오네의 서울 방문을 환영해줬습니다.
솔직히 온도 차이에, 밤새 비행에 등등으로 피곤했지만 뭐 호텔 체크인까지는 시간이 남았고
간만에 느끼는 시원한 공기를 느끼면서 서울의 아침 거리를 걸어다녔습니다.
어찌되었건 오늘은 서울 여행의 첫 날이니까요.
은행에 들려서 현찰도 찾았습니다.
후후- 간만에 한국돈을 지갑에 넣어봅니다.
광화문엘 갔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종로와 광화문에 있는 큰 서점들에서 책들을 보면서 아침을 보내려고 했으나...
그렇죠.
아직은 너무나 이른 아침 시간입니다.
결국 슥슥 걸어서 광화문으로 갔습니다.
지하보도를 빠져나오자 세종대왕님이 반갑게 맞아주시는군요.
올 해 내내 이곳에서 수백만의 촛불들이 켜지면서 엉뚱하게 흘러가던 우리나라가
다시 방향을 바꾼 역사적인 현장에 도착하자 오늘은 맑은 햇볓이 지오네를 맞아줍니다.
그나저나 아침부터 광화문 옆에서 시끄러운 음악이 나와서 봤더니 왠 교회에서 선교목적인지 춤과 음악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으음.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저는 고요한 아침을 깨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만.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교회
광화문에서 시청쪽으로 걸어가다가 발길을 돌려서 덕수궁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뭐랄까 예전에 걸었을 적과 비교했을 때 (20년 전인가요 -_-;;;;) 더 아름다워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서 정동교회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예전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번 지오네의 한국여행은 뭐랄까 추억찾기 같은 그런 성격을 가지게 됩니다.
명동 구경과 점심
한국은행 본점을 지나서 일단은 롯데 백화점 영플라자에 구경을 갔습니다.
이곳에서 flying tiger에서 이것저것 소품을 구입하고,
유니클로에서 (참고로 베트남은 유니클로가 없습니다) 지오 아빠의 열라 편한 양복바지를 사줬습니다.
첫날부터 쇼핑이 이어지네요.
명동거리로 나와서 돌아다니자 슬슬 배가고파옵니다.
일단 명동교자를 노렸지만 엄청난 줄이 서있습니다.
기다리기를 싫어라하는 지오네는 바로 포기를 하고 충무김밥으로 첫 날 점심을 해결합니다.
아아, 넘 맛있네요.
이번 여행 살이 두둥 쪄서 돌아갈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머리를 스칩니다.
호텔 체크인과 휴식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호텔로 돌아와서 체크인을 했습니다.
915호를 배정(?) 받았답니다.
하기사 이비스는 대충 구조들이 비슷해서 어느 방을 잡아도 거의 같습니다.
지오 아빠는 지난 한국 출장이 떠오르더군요.
짐을 정리하고 침대에 몸을 기대자마자 피로가 몰려옵니다.
밤샘 비행에, 추위에 (네네, 지오네는 베트남에 삽니다), 간만에 운동에....
결국 2시간 정도 꿀잠에 빠져버렸습니다.
저녁 외출
자고 일어났더니 몸이 개운하네요.
바로 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허억-
해가 지면서 온도가 급강하를 합니다.
결국 지오 아빠는 옷가게에서 잽싸게 입을 옷 하나를 구입해서 끼어입어야 했답니다.
옷도 든든해졌겠다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밤거리를 구경했습니다.
저녁은 경북집
오늘 저녁은 지오 아빠와 엄마가 결혼 전에 자주가서 음주를 즐겼던 경북집입니다.
이 집이 그렇게 맛나다거나 친절하다거나 깨끗하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정말로 막거리나 소주 한 잔 하기 딱 좋은 그런 집입니다.
경북집의 간판메뉴인 모듬전을 일단 시켰습니다.
막걸리를 한 모금하고 동그랑땡을 집어 먹으니... 20년전에 떠들면서 먹고 마시던 그 때가 막 떠오르고 그럽니다.
막걸리 한 병을 추가하고 김치전을 시켜 먹었습니다. 이런 옛날 주점 스타일의 김치전은 오랬만이군요.
첫날 밤
경북집을 나와서 호텔로 걸어오는데.... 엄청나게 춥습니다.
잽싸게 걸어서 호텔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사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호텔로 돌아와서는 가져온 HDMI 케이블을 티비에 연결해서 방송을 보면서 맥주를 한 잔 했습니다.
이렇게 서울 여행 첫날이 끝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