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을 자고 여유롭게 아침을 먹으러 식당엘 내려왔습니다.
호텔 식당은 뭐랄까 정갈한 곳이었습니다. 그리 많지 않은 아침 부페가 차려져 있었지만 각각 음식의 퀄리티가 높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식당의 자랑은 바로... 계란 요리입니다.
프라이, 삶은 계란, 오믈렛 등등 자기가 원하는 계란 요리를 선택하면 따뜻한 접시에 담아서 가져다 주는데,
이 때 아스파라거스, 헷지드 포테이토, 그리고 베이크드 토마토가 같이 담겨오는데... 그 맛이.... 네네, 최고입니다.
지오는
“아스파라거스에서 육즙이 느껴진다”
라는 표현까지 쓰더군요.
암튼 맛난 아침을 배를 채우고 오늘 관광을 나섰죠.
카오산 거리에서 슬슬 걸어나와서 타논프리아팃(Thanon Phra Athit) 거리로 나왔습니다.
중간에 사원도 통과하고 등등 뭐랄까 방콕의 뒷골목들을 전전했다고나 할까요.
간만에 암 생각없이 걸어다니니 너무 좋더군요.
거리를 죽 걸어오니 강가에 있는 싼티차이 쁘라칸 공원이 있습니다.
공원을 어슬렁 거리면서 구경하는데 시원한 바람이 강으로부터 불어옵니다.
그리고 공원 옆에 있는 프라쑤엔 요새가 있었는데, 지오네가 갔을 적에는 공사중이더군요.
길을 걸어다니는데 넘 덥더군요.
어디 쉴 곳이 없을까 두리번 거리는데 저쪽에 방콕 내셔널 갤러리(국립 미술관)가 보이네요.
시원한 에어컨 바람도 그립고 (네네 이게 컸죠) 워낙 그림 보는 것을 좋아라하는 지오 아빠의 마음이 맞아 바로 국립 미술관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이전에 읽은 글에서
'동남아 고대 미술은 나무에 조각되거나 그려진 관계로 보존성이 나빠 그리 많은 작품이 남아있지 않는다'
라는 말이 생각나도록 아주 많거나 오래된 미술품은 없었습니다.
덕분에 대부분은 서양 미술의 영향을 받은 시기 이후의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저택을 개조한 미술관은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네네 그리고 시원함이) 있었습니다.
아침나절에 돌아다녔더니 슬슬 배가 고파옵니다.
국립미술관을 나와서 카오산로드와 타논프라아팃 거리 부근으로 갔습니다.
이 뒷골목쪽에는 수 많은 음식점들과 노점상들이 있습니다.
슬슬 돌아다니다가 괜찮아 보이는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늘의 점심은 시원한 태국제 싱가 맥주와 함께하는 팟타이, 볶음밥 그리고 똠양쿰이었습니다.
뭐랄까 익숙한 음식들이지만 선풍기 바람을 맞으면서 방콕 뒷골목에서 먹어주니 더욱 맛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말씀을 드렸지만 이번 여행의 주제는 바로 ‘휴식’ 그리고 ‘쇼핑’ 입니다.
어짜피 방콕이 처음도 아니고, 덥고, 배부르고 등등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택시를 잡아타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역시나 정말로 간만에 지오네가 잡은 럭셔리 호텔인 오리엔탈 레지던스 방콕은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지오네는 바로 각자 나름대로의 휴식에 빠져듭니다.
몇 시간 동안 빈둥댔더니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녁도 먹고 쇼핑도 할 겸, 오늘은 센트럴 월드 플라자로 향했습니다.
역시나 지오네 가족은 이번 여행의 주제 중 하나인 (아마도 가장 큰 주제죠 특히 지오엄마에게 있어서는) 쇼핑을 했습니다.
오늘 저녁은 지오 엄마가 미리 점찍어 둔 씨파(See Fah)라는 곳에서 했습니다.
뭐랄까 지오 엄마가 생각했던 이미지는 아니었긴 했지만 맛은 좋았습니다.
이제는 뭐랄까 익숙해진 길을 걸어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네네, 이 가족 여행 나와서 적응 속도가 놀랍답니다.
벌써 이 동네에서 몇 달 산 것 같은 익숙함으로 전철역에서 내려서 간식을 구입해서 슥슥 걸어서 호텔로 와서 마지막 밤을 신나게 보냈습니다.
뭐랄까 마지막 밤은 편의점에서 구입한 컵라면을 끓여먹으면서 맥주를 나눴죠.
호텔에 도착하니 마지막 날이라고 선물들이 놓여있었습니다.
역시나 이 호텔 감동이 마지막까지 이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