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제우스 신전
지난 번에 문이 닫혀서 들어가지 못한 제우스 신전을 아침에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다시 헤르메스 호텔에 투숙했다죠) 뒷 골목을 슥슥 걸어서 제우스 신전으로 갔습니다.
아아, 뒷골목에는 귤꽃의 향기가 가득했습니다.
싱그런 골목들을 통과하느라 마음마져 가벼워져 버렸습니다.
꽃향기 가득한 길을 걸어서 도착한 제우스 신전
가까이서 보니 더 멋집니다.
코린토 양식의 기둥이 하늘로 솟아있네요. (이런 지식을 발휘하다니. 역시나 가이드 투어의 힘!!)
국립 고고학 박물관
오늘은 기본적으로 박물관 투어를 하는 날입니다.
그리스 국립 고고학 박물관(National Archaeological Museum)은 지하철 빅토리아역에 내려서 조금 걸어가면 나옵니다.
그야말로 책에서 봤던 많은 유물들이 있습니다. 반드시 가봐야 할 곳 중에 하나죠.
참고로 지하철, 버스는 4유로짜리 1일권을 구입해서 다니면 됩니다.
한번 기계에 시간을 찍으면 다시 찍을 필요가 없습니다.
가끔 표가 있는지 검사를 합니다. 이 때 제시를 못하면 상당한 벌금을 내야합니다.
빅토리아 역에 내려서 걸어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왠 청년 하나가 반겨줍니다.
이런 청년상을 korous라고 하는데 젊음을 상징하고, 한 발을 앞으로 내딛는 형태를 취합니다.
일일히 설명하기에는 기억력이 무리가 따릅니다. -_-;;; 그냥 한 번 감상해보세요.
옷들은 대충 걸치는 분위기랄까. 부끄부끄. 쓰레빠로 판(pan)을 내려치는 아프로디테가 감동적이었죠.
아가멤논의 데드 마스크라고 알려졌던 황금 데드마스크. 도자기 그림 중 발견한 새. 어제 수니온에서 본 그녀석?
왼쪽 조각상은 나름 유명한 시대를 대표하는 것이라서 전용 박물관도 있답니다.
맘에 드는 도자기 그림과 옛날 가족 사진이랄까...
박물관 커피숖에서 커피를 한 잔 하면서 다리를 쉬었습니다.
당근 뮤지엄숖에서 날치모양 기념품을 구입했다지요.
군사 박물관
오늘은 박물관을 돌아다는 날로 정했는데, 문제는 아테네에 너무나 많은 박물관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의논 끝에 지오가 관심이 있었던 군사박물관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스 공군 하면 한때 프라모델에 빠졌던 지오아빠에 의하면 뾰족한 모양의 F-104 Star Fighter와
우리나라에는 제공호로 알려진 F-5 Freedom Fighter가 연상이 됩니다.
메트로를 타고 걸어서 박물관에 갔습니다.
물론 F-86 세이버 전투기와 위에서 말한 두 전투기를 모두 볼 수 있었으나 (들어가는 마당에 있다죠) 이미 문을 닫은 후 였습니다.
결국 사진만 찍고 바로 옆에 있는 비잔틴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F-104 Star Fighter앞에 선 지오와 그 옆에 서 있는 F-5 제공호. 그리스 공군의 문양이 잘 보입니다.
그래서 비잔틴 박물관
바로 옆에 있는 비잔틴 박물관엘 갔더니, 뭐랄까 이건 문은 열려있는데 매표구라든지 뭔가 사람이라든지 아무도 보이지 않는 겁니다.
이거 오늘 박물관도 파업인가 생각했더랬습니다.
두리번 거리고 있었더니 한 아저씨가 쑥- 나와서 “저기 안쪽에서 표 팔아여” 하시길래 냉큼 들어가서 표를 구입하고 구경을 했습니다.
그리스에 와서 비잔틴 문화에 빠진 지오 아빠는 (원래 잘 그럽니다) 원래부터 이 박물관을 노렸었기 때문에 기분좋게 구경을 했다죠.
비잔틴 교회 즉 동방교회에서는 성상을 만드는 것을 우상이라고 해서 금지했기 때문에 그림이 발달했습니다.
이 비잔틴 그림 양식이 인도로 전달되어 간다라 미술에 토대가 되고 다시 이 미술이 우리나라 불교미술 테크닉에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교회에 들어가면 꼭 불교 탱화의 느낌이 납니다.
비잔틴 모자이크와 그림 그리고 손으로 일일히 제작한 성경책입니다.
다름을 잘 인정하지 않는 한국 교회라면 한계가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모양은 달라도 믿음은 같은 것이니까요.
왼쪽은 그리스 정교회(동방교회)의 상징. 두 머리는 각각 동방교회와 서방교회(로만 카톨릭)를 말합니다.
하나의 몸은 같은 믿음의 뿌리에서 나왔음을 상징합니다.
번잡한 도심에 고즈넉한 느낌을 주는 비잔틴 박물관이었습니다.
그리스의 마지막 밤
아아 역시 놀면 시간이 빨리 간다는 말이 맞습니다. 결국 마지막 밤이 왔지요.
일단은 신타그마와 모나스트리아키 그리고 플라카의 뒷골목들을 돌면서 어제 찍어둔 쇼핑을 계속했습니다.
엄청난 수의 신발 가게와 가방 가게에 지오아빠는 완전 놀랐습니다.
그리고 관광지에서 바로 뒷골목으로만 가도 영어가 한 마디 없는 그리스 사람들은 위한 가게들이 나타납니다.
가격은 급 저렴해집니다. 비즈와 장식용 허브 (응?), 액자, 신발, thimble 등등을 구입합니다.
그리고는 첫날 감동을 주었던 에프사리스 (아마도 이렇게 발음을 하겠지요)에서 일주일간의 여행을 정리하면서 저녁과 맥주/우조를 한 잔 했습니다.
그리스 샐러드로 시작을 해서 기로스, 문어구이와 돼지갈비 구이를 먹었습니다.
지오엄마는 지오네 선정 그리스 최고의 맥주인 알파 생맥주를 지오는 와인을 한 잔 했다죠.
네네,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지오가 마시는 것은 콜라입니다.
이렇게 그리스의 마지막 밤이 저물었습니다.
호텔로 걸어서 돌아오는 길에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서 먹었죠.
상당한 크기와 맛도 좋았는데, 단 하나 지오아빠가 먹은 아프로디테 맛 아이스크림은....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역시 여신은 곁에두고 사랑하기엔 어렵다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