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한국

화본역 무궁화호 여행

지오네Blog 2018. 10. 26. 18:21










결혼 기념일을 맞이하다



네네 올 해도 어김없이 결혼 기념일이 돌아왔습니다.

기념일을 맞이해서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추억의 기차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장장 20여년만에 무궁화 열차를 타고 소소한 뚜벅이 여행을 하는 것이죠.

지오 아빠의 기억으로는 태백에 야외지질조사 갈 때 탄 무궁화가 마지막이었고

지오 엄마는 대학교때가 마지막이라고 합니다.


물론 차를 가지고 가는 것이 더 빠르고 등등 장점이 있어보이지만 가을의 기차여행이랄지 그런 컨셉을 추구했다죠.


이런 마음으로 그 동안 주로 탔던 KTX와는 달리 간만에 경험하는 무궁화호는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인터넷으로 기차표를 예약했습니다.





오늘 가는 곳은 화본(花本)역



그렇게 무궁화호를 타고 오늘 찾아가는 역은 바로 화본역입니다.


인터넷에 보니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뽑힌 곳이랍니다.

-  주소  :  경북 군위군 산성면 산성가음로 711-9


중앙선에 위치한 이 곳은 1938년에 일반역으로 문을 열었고, 이제는 하루에 6번만 기차가 정차하는 간이역이 되었다고 합니다.


지오네가 출발을 하는 태화강역에서는 화본역까지 하루에 단 한 편이 있습니다.


네네, 기차 놓치면 끝인 것이죠. 


덕분에 여행 시간도 정해졌답니다.





태화강역으로 가자



오늘 기차를 타는 태화강역은 KTX 울산역이 생기기 이전까지 울산역으로 불렸던 곳입니다.

-  주소  :  울산 남구 산업로 654번지


1992년에 현재 위치에 역사가 건설되어 운행을 시작했고, KTX가 생기면서 2010년부터 울산역에서 태화강역이 되었답니다.

지금은 하루 상하행 각각 18회의 무궁화호와 화물열차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어제 자기 전에 날씨를 확인하니 어헉- 내일을 비가 내리는 군요.


비를 대비해서 일단 우산을 각자 하나씩 챙겼습니다.


아침에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서 택시를 타고 태화강역으로 향했습니다.


하늘을 흐렸지만 아직 비는 오지 않네요.


처음 가보는 길이고 아침에 막힐 것을 대비해서 넉넉한 시간을 두고 역에 도착해서 

사진도 찍고 던킨도넛에서 간단하게 아침도 먹었습니다.










태화강역에서 화본역으로 가는길



오늘은 무궁화호 1622 열차를 이용해서 태화강역에서 화본역으로 향했습니다.


2번 트랙에서 기차를 기다렸습니다. 3분 정도 연착을 하더군요. 


아아 무궁화스러운 것인가요 -_-;;;

자리는 1호차 39와 40번이었습니다.







태화강역에서 화본역까지는 7개의 역을 지납니다.


그러니까 ‘태화강-호계-불국사-경주-서경주-영천-신녕-화본’ 순서입니다.


약 2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뭐랄까 예전에 무궁화호에 비해서는 상당히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간만에 전기를 이용하지 않고 엔진의 힘으로 달리는 기차를 타니 왠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중간에 영천역에서 유치원 혹은 육아원 꼬마녀석들이 20명 정도 탑니다.


당연히 객차는 너무나 시끄러워졌다고 할까요 활기차졌다고 할까요 암튼 객차는 소리로 가득찼습니다.


결국 꼬마들은 같이 화본역에 내렸습니다. 소풍을 왔네요.






화본역 도착과 급수탑 구경



기차는 드디어 화본역에 도착하고 기차에서 내렸습니다.


하늘은 잔뜩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아서 쉽게 사진들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같이 온 꼬마녀석들은 겨우겨우 기차에서 내려서 (선생님들 수고하시네요) 우르르 밖으로 나가네요.








역에 급수탑은 예전 증기 기관차 시절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만들었었는데, 

요사이는 사용되지 않고 예전 유물처럼 남아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곳이 되었답니다.

안에도 들어갈 수 있는데 들어가면 왠 하얀 말인지 기린인지가 하나 있고, 소녀상이 밖을 내다보고 있어서 

으스스하다면 으스스하고 귀엽다면 귀엽다고 할 수 있네요.

















화본역 구경



화본역으로 돌아와서 역사안을 구경하고 밖으로 나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뽑혔다고 들었는데 역시나 아름다운 작은 역입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엄청나게 많은 꼬마들이 이 역으로 소풍을 나왔습니다.


아까 같이 온 녀석들 이외에도 예전 고등학교 교복을 떨쳐입은 꼬마들까지 한 가득 만났답니다.









마을 돌아다니기



화본역이 있는 마을은 경상북도 군위군 산성면입니다.


역에서 걸어나와서 작은 마을을 걸어다녔습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원래 그런 곳인지 조용하고 자그마한 마을이었습니다.


마을 곳곳에 그려진 벽화를 구경하면서 잔뜩 가을이 온 마을의 모습을 구경했습니다.

뭐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이라서 둘러보닌데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네요.

중간에 ‘엄마아빠 어렸을 적에’ 라는 추억을 파는 그런 곳이 있었는데, 솔직히 그 세대는 아니어서 별 감흥이 없어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가자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돌아다녔더니 출출합니다.

시계를 보니 40분 정도 시간이 남아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식당을 찾았습니다.


연 곳이 많이 없어서 화본역 근처에 있는 ‘신남골’ 식당을 찾았습니다.

-  주소  :  경북 군위군 산성면 산성가음로 709


주인 아주머니의 추천으로 닭계장을 먹었는데, 솔직히 굳이 닭계장이 없었어도 충분히 먹을 수 있을만큼 반찬이 훌륭했습니다.

너무 짜지도 않고 꼭 집밥 같은 맛입니다.

닭계장도 슴슴하고 시원합니다. 맵지도 않고요.









다시 화본역에서 태화강 역으로



커피를 한 잔씩 사서 화본역으로 돌아오자 한 무리의 꼬마녀석들이 가득합니다.


옛날 교복을 입고 역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우다다 달리기도 하더군요.








무궁화호 1621 열차를 이용해서 화본역에서 태화강역으로 아침에 지난 역들을 꺼꾸로 통과해서 돌아왔습니다.

자리는 1호차 37와 38번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녀석은 9분 정도 늦게 도착을 합니다. 네네 무궁화호의 매력이랄까요.


태화강 역에 도착하니 비가 한 두 방울씩 내리기 시작하네요.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지오네 여행 날씨 운은 참 좋은 편입니다.


역에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기차 시간에 따라 스케쥴이 짜여진 화본역 뚜벅이 여행이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