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U Town 이주기

지오네Blog 2018. 7. 5. 15:54



(2018.6.24-26)


드디어 지오네가 베트남 호치민시를 떠나서 U Town으로 이주하는 날이 왔습니다.

뭐 상황은 이렇지만 현실의 지오네는 떠나는 그 순간까지 정든 도시를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주를 한다는 느낌보다는 

어디 잠깐 해외여행을 가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주일에 마지막 예배를 드리고 돌아와서 짐을 꾸리고,

월요일에 지오아빠는 회사에 가서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돌아오고,

마지막으로 지난 4년 넘게 시켜먹었던 쉐 귀도(Chez Guido)에서 음식을 배달시켜 저녁을 먹고,

티비를 보면서 빈둥대다가 차를 타고 호치민 탄손녓 공항으로 왔습니다.

공항에서 마지막으로 기사 아저씨와 인사를 나누고 체크인을 했습니다.


이번에 지오네가 이용한 항공사는 아시아나 항공이었습니다.

뭐 대한항공의 갑질이 미워서 아시아나 항공을 선택한 것이라기 보다는 (지오네는 그렇게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집단이 아닙니다 -_-a) 

유일하게 아시아나 항공에서 추가 짐을 받아줬기 때문입니다.

다 보냈다고 생각했는데도 막상 짐을  꾸려보니 트렁크 3개가 가득찼답니다.




한 동안은 굳바이인 탄손녓 공항의 모습




이렇게 간만에 친절한 한국항공사 비행기를 이용해서 호치민 탄손녓 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날아왔습니다.

중간에 저녁도 주고 와인도 한 잔 했다죠. (네네 요사이 시끄러운 기내식 대란이 나기 전이었죠)


뭐 이 때까지는 그리 어려움 없이 상황들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번 포스팅에에 사진이 극도로 적은 이유가 다음에 나옵니다요. 하아아-



공항에서 짐을 찾고 밖으로 나오자 장대비가 좍좍 내리고 있습니다.

네네, 오늘 호우주의보가 내렸다는 뉴스가 나오네요.

다시 공항으로 들어가서 겨우겨우 우산을 구입하고 (한 곳은 이미 매진!!!) 다시 밖으로 나와 공항버스를 타고 안국역으로 향했습니다.

비는 계속되고 비가 와서 그런지 길들이 많이 막히더군요.



비 내리는 길을 달려가는 공항버스



잠에 빠지는 지오 엄마




이렇게 버스를 타고 안국역 정류장에 내리는데 뭐랄까 비가 완전히 들어붓습니다.

마치 호치민 우기 한가운데라도 온 것 같이 느껴집니다. 


트렁크 2개를 끌고가야하는 지오 아빠는 순간적으로 


'우산 따위로는 소용이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주변에 편의점이 있어서 우비를 하나 사서 입고, 트렁크들을 끌고 호텔로 향했습니다.

비가 죽죽 내리는 서울길을 지오 아빠와 엄마는 묵묵히 죽죽 걸어서 물에 빠진 새앙쥐 모양으로 호텔에 도착을 했습니다.


역시나 이번에도 Accor 체인 실버 멤버인 지오아빠의 멤버쉽 덕분에 아침에 일찍 체크인이 가능했습니다. 

이곳에 회원 가입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물신 들었다죠.



비옷을 정리중인 지오 엄마




대충 물기를 닦고, 정신을 차릴 다음 돈 떨어졌다고 우울한 지오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은행으로 향했습니다.

다시 한 번 이 은행에서 장장 한 시간 동안 외화송금, 죽었던 계정 부활, 인터넷 뱅킹 신청, 체크카드 발급, 입금 등등의 업무를 봤습니다. 

수고해주신 직원분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은행 밖으로 나오자 다시 비가 미친듯이 옵니다.

우산이 별 소용없는 상황이 이거 마치 서울이 호치민시가 된 느낌입니다.

비를 뚫고 호텔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약간 몸이 으슬으슬 했는데 따뜻한 국밥과 데운 술을 한 잔 하니 몸이 풀립니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따뜻한 술을 마시면서 비를 바라보다가 호텔에 들어가서 쿨쿨 자버리고 싶었지만 다시 처가집으로 향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처가집에 도착을 해서, 그 동안 맡겨두었던 짐들을 낑낑거리면서 포장을 했습니다.

내일 택배 불러서 U Town으로 보내달라고 장모님께 부탁을 드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 넘 쉽군요 T_T)


버스에 올라서 바로 기절을 하고 비가 줄줄 내리는 거리를 달려서 다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호텔에 짐을 놓고 시계를 봤더니 저녁시간입니다.

저녁은 호텔 인근에 있는 한식당이었습니다.

간만에 한국 삼겹살을 구워서 소주와 먹다가 (아아- 맛있져), 오징어/제육 볶음과 밥을 먹어줬습니다.

역시나 한국음식은 우리 나라에서 먹는 것이 젤로 맛있습니다.


호텔로 돌아와서 잠시 있다가 바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어제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잠도 못잤고, 하루 종일 비맞고, 평소에 안하던 일들을 해내야 했던 하루였습니다.

이제는 익숙한 이비스앰버서더인사동 호텔 침대에 몸을 누위고 바로 잠에 빠졌죠. 

이 집과 같은 편안함이라니요.





(2018.6.27)


아침에 일어나니 머엉- 합니다.

심지어 몇 초 동안은 섬머셋(호치민 아파트)인줄 알았다죠.

정신을 차리고 씻고, 짐을 꾸려서 호텔을 나왔습니다.


오늘은 뭐랄까 힘을 쓰는 날입니다.

다행히도 하늘은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아서 트렁크 3개를 끌고 익선동을 지나 종로 3가 역 5호선을 통과해서 1호선까지 낑낑거리면서 이동을 했습니다.

겨우 서울역행 지하철에 올라서 땀을 닦으면서 든 생각은


'도데체 왜 공항에서부터 렌터카를 빌리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었습니다.

역시나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진리는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울산행 KTX 트랙에 도착해서 커피를 사고 차에 올랐습니다.

오늘 울산까지는 KTX 121편 10A, B 좌석을 이용했습니다.



울산역에 도착을 하자 다행히도 흐린 하늘에 비는 내리지 않고 있더군요.

트렁크 때문에 택시 2대를 잡아서 우선 아파트로 향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요사이 아파트 보안이 첨단이더군여 -_-;;;) 아파트에 들어가서 베트남에서 싸가지고 온 짐들을 풀었습니다.

원래는 짐들을 끌고 호텔에 갈 생각이었지만 폭우랄지 이동의 편의성이랄지 등등을 고려해서 아파트엘 먼저 온 것이죠. 

간만에 지오 아빠가 괜찮은 아이디어를 낸 순간이었습니다.



암것도 없는 지오네 새 집



멍 때리고 있는 지오 아빠의 발




문 앞에 미리 인터넷으로 주문한 매트리스가 있어서 이 녀석도 펼쳐두었습니다.

결국 지오네는 이 매트리스에서 일주일 이상을 베트남 짐이 도착할 때까지 버티게 됩니다.


부동산에 들려서 최종 계약서를 받아들고, 하이마트로 가서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등을 구입을 하고 

다시 홈플러스에 들려서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해서 아파트로 돌아왔습니다.

전화를 돌려서 인터넷 서비스를 신청하고, 도시가스 연결을 부탁하고 나서야 겨우 택시를 타고 오늘의 숙소인 호텔에 체크인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맥주 한 잔 하고 편하게 잠자리에 들으려는 계획과는 달리 (아아- 넘 피곤했답니다) 하이마트에서 전화가 와서는


"아아, 그게 그쪽 아파트에 뭔가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서 에어컨 설치가 어렵습니다"


라고 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에어컨 구입 취소하고 다른 곳에 에어컨을 알아보고 등등 난리를 친 다음에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습니다.




(2018.6.28)


아침에 눈을 뜨고 창문 밖을 보니 비가 줄줄 내리고 있습니다.

네네, 어제 내리지 않은 것이 다행이지만 종일 우산을 쓰고 다녀야 할 것 같네요.


체크아웃을 하고 다시 아파트로 향했습니다.

아파트에 들어가서 다음의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  도시가스 기사님이 연결을 해주셨습니다.

-  냉장고 기사님들이 냉장고를 연결해주셨고요

-  세탁기 기사님들이 오셔서 세탁실 문짝 때문에 많은 토론을 거친 끝에 겨우 설치를 하셨습니다

-  KT 인터넷 기사님이 오셔서 인터넷을 연결해주셨고요

-  결국 새로운 곳에서 에어컨을 구입하고 설치하기로 계약을 했고요

-  하이마트에 에어컨 취소 신청을 했죠


사람들이 떠나고 인근 수퍼에서 물을 비롯한 식재료를 일부 구입하고, 재활용품 버리는 곳도 확인하고 등등의 일을 했습니다.


점심은 중국집에서 시켜먹고, 저녁은 대충 편의점에서 사다 먹고나자 하루가 끝이납니다.

드디어 내일은 지오 아빠의 첫 출근 날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지오네 정착은 진행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