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지오네 이사 이야기

지오네Blog 2012. 6. 3. 02:09

워낙 게으른 것을 좋아라하는 지오네 집은 외국 생활을 통해서 왠만하면 이사를 하지 않고 '걍 참고' 사는 것을 좋아라 합니다.

우리나라의 신속하고 완전 포장이사도 하고 나면 후유증이 남는데, 이게 외국이 되면 스트레스와 비용인 몇 배로 뛰기 때문에 왠만하면 그냥 사는 것이죠.

지난 번 이사도 그랬고 이번도 마찬가지로 솔직히 지오네가 떠나고 싶어서가 아니라 뭔가 대우주적인 음모(?)에 의해서 하는 수 없이 이사를 해야했습니다.


막상 이사를 하려니까 조건에 맞는 집을 구하기가 어렵더군요.

게으른 지오 아빠는 


"당신이 더 오래 집에 있으니까 모든 권한을 위임할께. 난 당신이 좋으면 다 좋아"


라고 전권을 위임하고는 여기저기 출장을 다녔습니다.

그랬더니 지오와 몇몇 집을 구경하고는


"그래서 이곳으로 정했다."


라고 쿨하게 얘기를 하더군요.



덕분에 지오 아빠는 이번에도 자기가 살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을 하는 경험을 합니다. 

생각해보면 두바이 첫번째 집도, 두번째 집도 미리 계약서를 서명하고 나서 처음으로 집을 구경한 대책없는 지오아빠군요. 하아- 


지난번 이사업체에 전화를 해서 적절한 가격으로 네고를 한 다음 (캬하- 두바이는... 비싸죠) 지오 엄마와 논의 끝에 주인과 이야기를 해서 2단계로 이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그 첫날. 2012년 3월 11일.

오늘은 새로 구입한 가구들과 티비가 들어오는 날입니다. 

뭐 우리나라 같으면 이게 금방 끝나는 일이지만.... 여긴 중동입니다.

지오 아빠는 오후에 휴가를 내고 새로운 아파트로 난생 처음 가봤습니다.


흠.... 이런 낯선 풍경이 펼쳐지더군요. 뭐 지금은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이런 건물이 떠억하니 창문 앞에 서있더군요.

나중에 이 건물이 두바이에서 나름 유명한 건물이란 것을 알게됩니다만, 이때까지는 뭐랄까 답답의 대상이었지요.




지오 아빠가 도착을 했을 때에는 아침에 오기로 되어있었던 티비는 도착하지 않은 채 (두바이가 뭐 그렇죠 -_-;;;) 

지오 엄마가 텅 빈 집에서 바닥을 청소하고 빈둥대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기다림에 지친 지오 엄마를 위로하고 가지고간 점심을 같이 나누어 먹었습니다.






참으로 썰렁하더군요.




결국 첫날 저녁 8시반이 되서야 티비가 도착을 하고, 소파와 티테이블, 침대와 티비장을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이사일 (3월13일)이 밝았습니다.

전날까지 지오엄마가 대충 짐을 싸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도착한 10명정도의 직원이 오전 내내 짐을 싸더군요.


아직도 예전 집에서 나가려면 한참이나 남은 짐들...





그리고 오후 내내 집에 짐들을 풀었습니다.




겨우 도착한 짐들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지오 엄마




생각해보면 큰 가구들은 이미 다 설치가 된 집에 70%이상 이미 포장이 되어있는 짐을 날라다가 푸는데 (그것도 아무렇게나) 

왜 이리 시간이 걸리고 이렇게 많은 인간들이 설쳐야 하는지 궁금했지만 외국에서의 이사는 다 그렇죠.


밤이 되고 겨우겨우 어떻게어떻게 첫날 밤을 새 집에서 맞이했습니다.

새 집에서는 오래도록 그냥 버티고 살아야 할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