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유럽

아일랜드 여행기 (9)

지오네Blog 2008. 5. 10. 14:29


2002.4.




9. 더블린 (일곱째날)



우울한 에그햄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뭐 그래도 간만에 집에 간다는 생각으로 짐을 꾸리고 체크아웃하고 호텔에 있는 큰 개에게 인사도 하고 등등 

아침에 길을 떠나 긴긴 더블린으로의 길을 달렸다.






이제 거의 아일랜드화한 지오 아빠의 운전솜씨는 좁은 길 굽은 길 앞에서 방해하는 트랙터 로리들을 휙휙 거침없이 나가는 신의 경지를 보여줬다.



중간에 잠깐 쉬면서 먹은 점심식사.






뭐랄까 더블린은 좀 더 로맨틱해진 런던같은 곳이었다. 

이 말은 길은 좁고 원웨이 많고 길찾기가 어렵다는 말인데....





"더블린에 가면 작가박물관을 꼭 봐야되고, 트리니티 칼리지를 가서...."


내가 여행을 떠나기 전에 주변에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그/러/나/

내가 제임스죠이스의 초판본 보다도 우리나라에 소개된 첫 서양문학의 시조가 어쩌고라도 다 제껴놓고 

더블린데 도착하자마자 간 곳이 바로 기네스공장이다.

한국 가면 못마실 것이 분명무쌍한 기네스이기 때문에 늘상 붙잡고 사는 그 맥주의 본고장이 아닌가!!


공장은 산업혁명시절에 지어진 모양을 하고있어서 음침하고 주정의 냄새도 나는 그런 곳이었지만 

그 안에는 워낙 많은 관광객이 오기 때문에 멋지게 개조를 해놨다.


약 한시간이 조금 넘는 투어를 통해서 맥주의 생산과정과 역사 등등을 보고 지하로 내려가면 

'전세계에서 제일 맛있는 기네스'를 한 잔씩 준다고 하지만 뭐 시간이 넘 없었다는 핑계를 대고 쇼핑센터에 가서 이것저것 구입을 했다. 

참고로 아일랜드 전역에서 기네스 상품을 파는데 이 공장의 것이 가장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


더블린에서 뭘 봤냐고 물으신다면? 수 많은 일방통행로와 기네스 공장이라고.. 후후후






더블린 공항은 히스로보다 좋다. 정말 그렇다.

일찍암치 공항에 도착해서 차를 반납하고 짐을 붙이고 샌드위치를 먹고 비행기가 잘 보이는 바에 가서 기네스를 마셨다.

이 바가 의외로 좋았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자연스럽게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였고 여행을 정리할 수 있었다. 

부디 우리나라도 이런 멋진 공항바가 생기기를...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자 '정말로 돌아가는 구나'하는 생각이 퍼억~ 하고 머리를 쳤다.

이제 평생에 이 나라에 다시 올 일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자꾸 들자 미쳐 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밀려왔다.






뭐 여행자의 마지막 떠나는 발걸음의 냄새를 맡는 기분이 들었다. 

해가 지는 공항을 바라보면서 마지막 아일랜드의 장면을 이번에는 마음으로 담아봤다.